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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를 위한 분노조절 워크숍 1] 분노를 수용해야 화를 다스릴 수 있다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5-15 오전 10:17:40

병원에는 화가 난 사람이 많게 마련이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만이 아니라, 그들을 대하는 병원직원들도 화를 경험하기 쉽다. 업무와 조직생활에서 화난 사람들을 자주 경험하게 되고, 그래서 자신들도 분노를 느끼게 된다. 계속 화난 상태로 있는 것은 그 화를 표출하건 마음속에 담아두던지 간에 몹시 힘든 것이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분노를 파악하고, 인정하며,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절실하다. 화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다.

◆짜증에서 분노로◆

요즘 화를 자주, 많이, 쉽게 접하게 된다. 환자건, 가족들이건, 직원이건 짜증을 경험하기 쉽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엄격한 업무기준을 달성해야 하는 간호사들도 짜증을 내고 화내기 쉽다. 짜증은 쌓이고 격화되어 분노로 이어진다.

분노는 조절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가벼운 감정이 아니라, 강력한 감정이어서 화가 미치는 대상의 범위와 영향력도 크다. 조절되지 못한 화와 분노는 병원근무를 힘들게 하고, 이는 다시 다른 화와 분노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화를 조절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호사에게는 화를 잘 조절해야 할 뿐 아니라 드러내지도 말아야 한다는 직업규준이 존재한다. 하지만 화는 괜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에 무조건 참은 것보다는, 이해하면서 대처해야 잘 조절될 수 있다.

누구라도 화가 나는 상황이 있고,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분노 반응이 재생될 수 있지만, 화에 이끌려 다니느냐, 화를 이끌어 가느냐는 여전히 간호사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분노 조절의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느냐, ‘화가 나면 어쩔 수가 없다’고 믿느냐에 따라 화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경험된다. 화를 표현함으로써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을 유발하느냐,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드느냐도 여기에 달려있다.

◆분노의 원인과 표출◆

분노 반응의 원인은 만성적이거나, 순간적인 것도 있지만, 결국 일어나는 상황에 저항하는 동기에서 비롯된다.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거부하거나 대항하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려는 강력한 동기가 분노의 감정을 일으킨다. 따라서 상실감과 박탈감은 분노를 일으키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다. 뭔가를 잃게 되거나 빼앗기게 되는 경험, 방해를 받거나 거부되었다는 경험은 분노를 일으킨다. 여기까지는 당연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일어나는 반응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분노를 조절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더 격렬하게 분노를 표출한다.

여기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그중 하나는 ‘그런 일들이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강할수록 분노도 더욱 심하게 경험된다. 화가 날 상황에서 화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화를 경험하고 같은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의 사고습관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 과도한 분노로 확대될 수도 있지만, 화가 생산적인 에너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화가 우리에게 피해가 아닌 도움을 주는 사고방식을 습득해야 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화로 인해 스스로에게 피해를 증가시키는 역기능적 사고습관은 대체해야 한다.

◆화를 증폭시키는 사고습관 중 한 가지◆

세상이 정확하게 돌아가야 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확하게 행동해야 하고, 자신이 하는 일은 매우 정당하며 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할수록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실수와 잘못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 자체에 대해서도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신념을 굳게 가지고 있다. 완벽주의 성향은 실수와 오류를 용납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서 좌절 분노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이미 일어난 실수와 잘못에 대해서도 개연성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분노가 지속된다.

이런 분노가 상황을 개선하고, 상황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문제해결을 위한 시간과 노력이 ‘탓할 사람’을 찾는데 허비되고 만다. 문제 해결보다 화풀이가 더 중요해지는 결과에 도달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무슨 일만 생기면, ‘어떤 놈이 그랬어?’라는 반응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화풀이가 끝나면 그 상황을 그대로 놔두고, 문제 발생 상황을 반복하는 것이다.

◆분노의 조절◆

분노를 잘 통제한다는 것은 무조건 화를 참는 것이 아니다. 잘 화내는 법을 찾아내야 한다. 화가 난 것은 알겠는데, 그 외의 것은 아무것도 알 수 없게 화를 폭발하는 사람이 있고, 침착하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화를 다른 사람들이 알게 하는 사람이 있다.

우선 자신의 화를 조절하게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을 확인하자. 화나는 일을 경험하면서 분노 반응이 동일하게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어떤 행동으로 화를 드러내는가는 분명히 자신의 책임이며 자신의 결정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명심해야 한다. 화나는 일이 생겼을 때, 화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화나는 것에 집중할 것인가, 화를 줄이는 데에 집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오직 생각의 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화를 느끼기만 하는 것에서 얼마나 벗어나서, 자신의 화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할 수 있는가가 분노조절능력의 핵심을 이룬다. 그래야 어떤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는 반응 대신에 화난 상황을 개선하는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짜증과 분풀이가 아니라, 화를 잘 이끌어서 단호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화가 나는 것을 부인하고 괜찮은 척하면서 속을 썩거나 무력감을 느끼는 대신에 화가 난 것을 스스로 수용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의 분노를 대할 때에도 화를 인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다른 사람의 분노에 대해서 ‘화내지 말고 천천히 말씀해 보세요’와 같은 잘못된 대응을 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의 분노와 분노 상황을 인정해야 그 사람도 스스로 자신의 화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와 동기를 회복하게 될 수 있다. 그 사람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그 사람이 화가 난 것은 그 사람에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것을 존중해줘야 한다. 화를 낸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단정하고 비난할 마음의 준비를 중지해야 한다. 우선 방어적으로 대응하려는 습관을 내려놓아야 한다.

◆화난 상태에 대처하기의 시작◆

우리에게 화를 내는 사람도 우리와 비슷한 이유로 화를 내게 된다.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간호사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일로 인해 짜증이 쌓여있던 사람이 가까이 있는 사람을 상대로 화풀이를 시작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가족이나 자신이 아픈 경우,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해서 자신의 심리상태를 가볍게 하려는 욕구가 많다. 따라서 그런 화풀이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문제’이고 간호사 자신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직원에게 짜증을 잘 내고, 습관적으로 화풀이를 하는 의료진의 경우도 간호사가 아닌 ‘그 사람의 문제’다. 그러니 그런 불쾌한 상황을 곱씹으면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계속 들여다보려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애초에 상처도 크게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고, 그저 불쾌하고 불편한 일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는 노력을 습관으로 키워야 한다.

자신이 절대로 다른 사람의 분노의 대상이 안 되어야 한다는 기대는 간호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항상 좋은 평가만 받으려는 것도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다. 간호사의 업무 현실은 동화처럼 이뤄지지 않는다. 불행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확실하게 불행해지도록 만든다. 안 좋은 일도 일어나게 마련이고,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부정적인 사건들도 결국은 극복된다는 신념이 훨씬 바람직하고, 기능적이다.

분노에 더 다가가서, 분노를 더 잘 해체하고, 더 잘 다루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분노를 이해하고 해체하고 현실에서의 분노 상황에서 더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남았다.

다음에는 [도움이 되는 화, 해가 되는 화]를 통해서 어떤 접근이 우리의 분노 경험을 더 기능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함께 알아보기로 하자.

<글 : 멘탈케어 주현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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