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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지금은 '환자 공감' 시대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영상의학과 전문의)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2-12-18 오후 16:30:47

◇환자 안전 넘어 `환자 공감' 최신 화두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공감과 만족 이끌어내야

◇앞으로 병원 경쟁력 환자 공감에 달렸다
◇병원은 환자의 삶을 보듬는 곳 돼야

수년 전 해외 의료학회에 가면 제일 큰 화두가 환자 안전이었다. 어떻게 하면 의료진의 과오나 실수 없이 안전하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었다.
 
예를 들면 수술 위치가 바뀌어 엉뚱한 곳을 수술하는 의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수술 부위를 사전에 펜으로 사인해놓게 한다든지, 마취를 시작하기 전에 집도의와 마취과 의사, 수술실 간호사 3자가 모여 이 환자의 이름은 뭐고, 어떤 부위를 수술할 것인지 서로 돌아가며 복창하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등의 논의였다. 다양한 방법의 환자 안전 프로그램은 의료학회의 최대 관심사였다.
 
요즘 국제학회에 가면 이제 환자 안전은 좀 시들해졌다. 그만큼 환자 안전에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다. 그 대신 새로운 주제가 떠오르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환자 공감이다. 영어로는 patient experience이다.
 
이 말을 딱히 한국어로 뭐라 부를지 어려워 환자 공감이라는 용어를 쓴다. 환자 공감은 환자가 병원에 머무르거나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얼마만큼 환자에게 공감과 만족을 이끌어 내느냐이다. 환자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대표적인 환자 공감 프로그램은 이렇다. 환자 잠 잘 재우기다. 환자가 잠을 잘 자야 빨리 낫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럼 어떻게 해야 환자가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이게 간단치 않다. 진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우선은 병실에서 밤에 생기는 소음을 체크해서, 불필요한 소음을 일일이 제거해야 한다. 야간에 병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도 제한해야 한다. 환자 가족들에게 밤 9시 이후에는 면회하지 못하게 해야 하고, 환자들도 쓸데없이 돌아다니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행태다. 밤에 환자 방문을 가능한 자제해야 한다. 물론 환자의 안전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말이다. 예를 들어 6시간마다 혈압이나 체온 측정 등의 관행이 있다면 밤이나 새벽에 환자의 병실에 들어가 환자를 깨워야 한다. 의사들이 아침 7시에 회진을 돈다면, 그전에 환자를 깨워 간밤의 상태를 평가해야 하고, 영상 검사나, 혈액 검사도 해둬야 한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그 일에 따라야 한다. 환자의 숙면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밤 10시부터 그 다음 날 아침 6시까지는 환자가 잘 자도록 놔둬야 하는데, 현행 진료 시스템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해서 등급별로 야간방문 제한을 설정하고 잠을 잘 자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의료진의 관행도 바꿔야 한다.
 
미국 선진병원에서 이런 제도를 도입하니,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환자들의 병원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평균 입원기간도 줄었다. 잘 자니 잘 나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병원은 다인실이 많아서 환자 잘 재우기가 매우 어렵다. 한 사람 처치를 위해 병실 전등을 환하게 다 켜야 하고, TV는 누군가 보고 있으면 항상 켜 있어야 한다.
 
업무에 바쁜 의료진은 밤에 툭하면 환자와 가족을 불러내 수술 동의서나 다음 날 이뤄질 검사에 대해 설명하기 바쁘다. 아침 회진을 위해서 새벽부터 환자를 영상의학과 검사실에 보내 줄을 세운다. 의사들의 관행적인 처방에 따라 혈압과 체온 등을 아무런 의미 없이 체크하기도 한다. 한국 병원의 밤은 잠 못 이루는 밤이다.
 
현재 아주 특수한 질병이나 치료법이 아니고서는 병원들의 의료 장비와 기술 수준은 점점 평준화되고 있다. 어느 병원이나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병원 경쟁력은 이제 어디서 나오겠는가. 환자 공감에서 나온다. 왠지 이 병원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느낌이 좋은 병원, 그런 병원을 만들어 가야 한다.
 
“환자가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의 치유는 시작된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유명 병원 중의 하나인 메이요 클리닉의 모토다.
 
이제 병원은 질병 치료만 하는 곳이 아니라, 환자의 삶을 보듬는 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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