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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건강관리실] 송영숙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7-07 오전 09:05:44

"고마워요, 저희들 건강을 항상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검진을 앞둔 전날 밤. 지금부터 금식하라는 메시지를 전 직원에게 보낸 후 내 휴대폰 문자 수신함으로 들어온 직원들의 메시지 내용이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건강검진 일정을 알려주고, 금식을 당부하고, 건강관리실 방문을 알리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벌써 삼년째이다.

새벽 두시에 잠을 깨워 물은 먹어도 되느냐고 물어오는 직원들이 귀찮고 성가시지 않은 건 이젠 내가 그들에게 그만큼 편한 사람이 됐다는 뿌듯함 때문일 것이다. 흰 가운만 보아도 마음이 놓이고 편하다는 그들의 마음과 내 마음이 통해서인지 지금은 어서 내일이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잠을 청한다.

처음 회사 본사에서 면접을 받던 날이 생각난다. 하루에 네 번밖에 버스가 다니지 않는 허허벌판인 이곳에 혼자 외롭게 서서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었다. 병원이라는 익숙한 환경을 떠나 또 다른 분야를 개척해야 하기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었다. 근무하는 동안에도 간호사와 건강관리실에 대한 개념이 분명하지 않아 생기는 황당한 상황들이 번번이 나를 좌절시키기도 했다.

동료, 선후배 간호사들과 함께 지내던 병원과는 달리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부담도 많이 되고 힘들었지만, 후배 산업간호사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과 조건을 물려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꿋꿋이 이겨냈다. 아무리 힘들고 험난해도 내가 변화시키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도 똑같은 심정일 거라는 생각에 상황이 힘들수록 더욱 힘을 냈고 용기를 냈다.

어떤 일을 먼저 시작하고 오랫동안 그 일을 해왔다는 것은 그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경험에서 우러나온 귀한 정보든 먼저 겪고 치러낸 시행착오이든 같은 길을 뒤따라오는 이들에게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산업장에 일하는 많은 후배 간호사들에게서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후배들에게 상황은 언제든 변하기 마련이고 그 상황을 다시 변하게 만드는 것 역시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시대가 변하면 우리들 역시 함께 변해야만 한다. 산업간호사들이 그동안 거대한 회사 조직의 아주 작은 단위로만 머물러 있었다면 이젠 그 조직의 중심에 서서 근로자들의 생각을 바꾸고 습관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근로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직의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근로자들이 건강해야 회사도 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건강관리실 방문을 알리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