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4-23 오전 09:44:57

　최근 이혜진 우예슬 어린이 유괴살해사건과 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전체 성폭력 피해 신고 1만5325건 중 13세 미만 어린이 대상 성폭력 사건으로 접수된 피해 신고는 1081건(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의 642건과 비교해 볼 때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통계치는 신고 접수된 사례에 국한되어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많은 아동 성폭력 자체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실제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후조치 보다 예방 중요

　아동기 성폭력 경험은 발달이 진행 중인 아동의 신체, 심리, 정서 및 행동적 영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성장발달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기능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지속적인 성폭력 피해자로 남거나 때로는 성폭력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아동 성폭력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기발견과 조기중재를 제공함으로써 성폭력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이다.

　우리나라 성폭력관리기관으로 성폭력상담소, 성폭력위기센터 등이 있으나 대부분 청소년이나 성인여성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여성부와 경찰청이 연계해 서울 경찰병원을 포함한 전국 14개 병원에 여성 학교폭력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치, 24시간 법률 수사 의료문제 해결을 돕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학대사례 신고접수와 사후 조치를 담당하고 있다.

　13세 이하의 아동이 성폭력을 당한 경우 아동전담 상담기관으로 해바라기 아동센터와 한국아동성폭력피해가족모임지원센터 등에서 심리치료와 놀이치료, 약물치료와 함께 부모 상담치료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관들은 대부분 사후대처를 위주로 하고 있고 그 수가 적어 피해 아동을 체계적, 지속적으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아동 성폭력 예방과 조기발견에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성폭력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해선 아동의 자기보호 및 관리능력 함양을 위한 발달단계별 교육이 제공돼야 하고, 민-관 -학이 혼연일체가 되어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지킴이가 돼야 한다.

　국가에서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하고, 성폭력 가해자의 재범률이 50% 이상으로 높은 것을 고려할 때 형 집행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 감시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법적체제 마련이 시급하다.

　간호전문직은 다양한 실무현장에서 아동 및 가족과 가장 접촉 빈도가 높고, 아동과 가족에게 적절한 정보제공, 지지를 통해 아동 성폭력 발생을 예방하고, 조기발견, 사정 및 중재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위치에 있는 준비된 인력이다.

간호사 준비된 전문인력

　2006년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대한간호협회에서 수행한 `아동보호 보건 복지 통합서비스 모형' 개발을 위한 시범사업 결과 방문간호를 통해 아동학대 잠재 사례를 발견, 의뢰 및 관리함으로써 아동학대 예방과 조기발견 및 중재에 있어 간호사 역할의 중요성이 입증된 바 있다.

　아동의 권익을 보장하고, 아동이 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간호계에서는 아동 성폭력 위험요인, 증상, 사후 대처방법, 신고요령 등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아동 성폭력에 대한 간호사의 민감도와 관리능력을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간호실무에서 부모역할 학습을 위한 생의 주기별 대상자 교육과 지지, 생의 초기과정에 원만한 부모-자녀 관계 확립을 위한 지속적이고 연계성 있는 사업 제공, 아동의 성장발달과 성폭력 위험요인의 주기적 사정, 아동 성폭력 단서의 조기발견과 신고 및 중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간호사 개입과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아동 성폭력 예방과 조기발견의 가시적 성과 및 비용효율성을 제고하고, 아동 성폭력 예방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아동 성폭력 예방 및 관리프로그램을 정착시켜 나가는 데 간호사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태임(아동간호학회장 대전대 간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