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Home / 간호문학상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인쇄
제38회 간호문학상 - 시·수필부문 심사평
홍정선(문학평론가/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7-12-19 오후 03:09:58

◇ 어눌한 글에 담긴 진정성과 참신함

매끈하고 흠잡을 데가 없어도 신뢰가 가지 않는 글이 있는가 하면 어눌하고 미숙한 글이어도 마음을 사로잡는 글이 있다. 또 멋진 비유와 화려한 문체를 구사하고 있어도 별로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글이 있는가 하면 일상적 언어와 평범한 문체를 사용하고 있어도 새롭다는 인상을 주는 글이 있다. 그 이유는 글이 지닌 진정성과 참신함 때문이다. 어떤 글에 글을 쓴 사람의 정성과 사람됨이 담겨 있는 경우 우리는 진정성이 있는 글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다르게 인간과 사물을 바라보려는 태도가 담긴 글을 참신한 글이라고 말한다.

간호문학상에 응모하는 사람들은 문학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아니다. 문학을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프로들과 비교할 때 어눌하고 평범한 글을 쓰는 아마추어들이다. 그런 만큼 간호문학상에 응모하는 글에서 심사자는 유려한 문장, 능숙한 기교, 빈틈없는 짜임새를 기대하지 않는다. 간호문학상에서 심사자가 기대하는 것은 어눌한 글에 담긴 진정성과 참신함이다. 그런데 이번 38회 간호문학상에 투고된 작품들의 경우 한마디로 말해 진정성은 어느 정도 느낄 수가 있었지만, 참신함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투고된 작품 대부분이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충실하게 전범으로 삼고 있을 따름이지 자신의 시각과 목소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시부문〉의 당선작으로는 이숙련의 「인연」을 뽑았다. 이 작품과 이숙련의 또 다른 작품인 「음파」를 두고 망설이다가 한송이 장미꽃에서 인연의 소중함과 절대성을 읽어내는 「인연」을 당선작으로 정했다. 한 편의 시로서는 「음파」가 더 매끄럽지만 매끄러움보다는 사물이나 인간에게서 느끼는 외경심을 더 높이 평가하기로 했다. “지금 마주하는 이 장미는/억만 겁 우주의 시간과 질서를 넘어/현재 내게 와 있다”란 표현이 다소 진부하지만 그래도 인연의 절대적 의미를 잘 드러낸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가작으로는 그리움의 절실함을 그리고 있는 오금숙의 「보름달」을 뽑았다. 오금숙의 경우 나름으로 열심히 습작한 모습을 여러 편의 투고작품으로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 수준이 고르지 않았다. 투고한 작품 모두가 「보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면 아마도 당선작을 정하는 데 몹시 애를 먹었을 것이다. 「보름달」에서 보여준 “뛰면서/쳐다보고/또 쳐다보고//밤늦도록/헤어지기 싫어서/오던 길 뒤돌아 서성이네”와 같은 훌륭한 표현을 잘 살린다면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수필부문〉에서는 당선작으로 허수정의 「밥과 임종실」을 뽑았다. 수필부문의 응모작은 대부분이 수필과 수기의 구분을 어렵게 만드는, 간호사 생활의 체험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밥과 임종실」에는 그래도 체험수기를 넘어서는 관찰과 사색의 참신함이 들어있어서 당선작으로 뽑았다. 병원의 임종실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밥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의 문제로 연결시킨 것은 손쉽게 할 수 없는 흥미로운 발상이라고 생각한 까닭이다. 그래서 별다른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가작으로는 공정원의 「일상을 바라보는 눈길」을 뽑았다. 공정원의 이 수필은 응모작 중 가장 매끈하고 능숙한 글이었지만 감동을 주는 힘이 부족했다. 사소한 일상적 마주침을 잔잔하게 기록한, 흠잡을 데 없는 글임에도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부족해서 가작으로 뽑았다.

시나 수필을 쓰는 일은 문학작품을 쓰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자신의 삶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방식의 하나로 글쓰기를 생각한다면 좀 더 편안하고 의미있게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 보험심사간호사회
  • 한국웃음임상학회
  • 박문각 신희원
  • 스마트널스
간호사신문
대한간호협회 서울시 중구 동호로 314 우)04615TEL : (02)2260-2571
등록번호 : 서울아00844등록일자 : 2009년 4월 22일발행일자 : 2000년 10월 4일발행·편집인 : 탁영란  청소년보호책임자 : 탁영란
Copyright(c) 2016 All rights reserved. contact news@koreanursing.or.k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