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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진간호사회] 박숙자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7-06 오후 13:39:10

　국군 장병의 건강 지킴이 간호장교는 1948년 간호병과 창설 후 한국전쟁 참전을 비롯해 반세기동안 호국의 길을 걸어왔다. 국제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서도 다양한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간호장교단의 해외파병 역사는 1964년 베트남전 참전으로 시작됐으며, 1991년 20명의 간호장교가 걸프전에 파병된 이래 서부사하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도 파병됐다. 현재 2002년부터 파병된 아프가니스탄의 동의부대와 2003년부터 시작된 이라크의 자이툰 의료지원단(2004년 이전까지 제마부대 의료지원단)이 활동 중에 있다.

　서부사하라의 PKO(Peace Keeping Operations) 의료지원단은 23진을 마지막으로 올해 5월 철수했다. 1994년 파병 이래 활동을 종료하기까지 6개월 단위로 교체된 PKO 의료지원단에는 총 140여명의 간호장교가 파병됐다. 서부사하라는 모로코, 알제리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1884년 스페인의 식민통치 이래 서부사하라인의 무력저항이 계속돼 왔으며, 1976년 스페인 철수 후 모로코의 영유권 주장으로 사하라의 독립을 추구하는 폴리사리오(서부사하라 해방전선)와 모로코 간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유엔군은 정전감시초소를 설치해 모로코군과 폴리사리오군의 정전협정 준수여부를 감시하는 등 평화유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군은 공병, 보병, 통신, 헌병, 군수지원부대 등과 간호장교를 포함한 의료지원단을 파병했다.

　1994년 6월 30일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42명으로 구성된 국군의료지원단이 최초로 창설됐다. 매 기수마다 PKO 현지 임무수행을 보장하고 부대단결 활동을 통한 조기적응 여건 조성을 목적으로 3주간의 파병 전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임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주특기 교육과 유엔군의 임무, 현지 정세 및 문화에 대한 이해, 어학교육 등으로 이뤄졌다.

　1994년 9월 본대가 출국해 10월 3일 병원을 개원했으며, 남부지역 및 북부지역 전방치료소(Team site)를 전개했다. 12년의 파병 역사를 가진 서부사하라 의료지원단은 23진에 이르는 동안 UN감시요원, 민간경찰, 민간UN요원에 대한 1.2단계 의료지원과 현지인들에 대한 대민진료 및 응급진료를 제공했다.

　약 20명으로 편성된 의료지원단은 단장(중령) 아래 진료반, 간호반, 지원반으로 구성됐다. 간호반은 반장인 소령 간호장교 아래 중환자.수술.일반.정신간호장교 등 6명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간호를 받은 환자 수는 6만여명에 이른다. 간호장교들은 환자 후송 및 백신 접종, 국제 에이즈의 날 행사 참여,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이산가족 상봉행사 의무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매년 10월 3일 'National Day' 행사에서 간호장교들은 한복으로 차려 입고 직접 만든 잡채,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유엔군에게 제공하면서 대한민국의 홍보대사 역할까지 훌륭하게 수행했다.

　간호장교의 파병활동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전장의 실상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써 군 간호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으며, 유사시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지획득에 유리한 입지를 조성하고, 경제협력이 용이하도록 국익에도 기여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안보환경에서 전쟁 등 국가 위기상황 발생 시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평소 유엔평화유지활동에 적극 참여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 이미지를 고양하고 국제적 신뢰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간호장교들이 떠나온 자리에는 말레이시아 의료지원단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12년간 서부사하라에 뿌린 우리 간호장교들의 땀은 이들을 기억하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코리아 넘버 원'으로 회자될 것이다.

박숙자 중령(군진간호사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