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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역사뿌리찾기] ‘대한간호(속간1호)’ 다시보기 ⑤-2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9-06-21 오후 08:20:25

대한간호협회가 1953년 6월 26일 발간한 잡지 `대한간호(속간1호)'에 실린 글을 발췌해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원문(국·한문 혼용)을 서지학자가 한글화한 버전으로 게재하며, 간호사 명칭은 당시 불렀던 그대로 간호원으로 싣습니다.

*아래의 글은 당시 한신광 조산원회 임원(초대 보건간호원)이 `30여년 전 간호원의 생활을 회고함'이란 제목으로 쓴 글을 요약한 것이며,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학생 간호원도 환자 보는 일 맡아서 해

겨울 밤번 때는 솜을 넣은 두루마기 입어

성대한 졸업식날 천사같이 거룩해 보여

1학년이 되어서 낮에 몇 시간씩 교실에 들어가서 간호학, 위생학, 해부학, 영어, 한문, 기타 과정을 배우게 되었다. 학생이라고 하여도 하루 다섯 시간을 공부하면, 다섯 시간은 일을 하게 되었다.

밤번을 보게 되면, 상급생 1명과 하급생 1명의 두 사람을 밤간호원으로 정하여 준다. 한 달 동안 낮이면 자고, 밤이 되면 저녁 7시에 들어가 아침 7시에 나오게 된다. 잠이 안와도 낮에 자는 시간에는 꼭 드러누워 있어야만 되는 규칙이다.

밤근무 시간에는 절대로 자서는 안 된다. 12시간을 꼭 서서 돌아다니면서 밤을 새워야 된다. 졸다가는 수시로 순회감독하는 간호원장에게 발견되면 벌을 받게 된다. 나 홀로 단잠을 못자고 환자들을 위하여 밤을 새우는 것을 생각할 때 견디기 어려운 충동을 주는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었고, 명랑한 달빛 아래 고향 생각을 하고 눈물지은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겨울 밤번 볼 때 입는 밤 두루마기가 있는데, 조선 두루마기에다가 솜을 많이 두어 만들었다가 겨울에 입는다. 밤 두루마기를 입고 컴컴한 병실을 다니다가, 어떠한 사람을 만나면 귀신 만난 것처럼 깜짝 놀랄 지경이다.

흔히 환자는 밤중에 죽는 일이 많다. 밤에 환자가 죽으면 반드시 소독하여서 홑이불을 씌워 병풍을 쳐서 두었다가, 이튿날 아침에 시체실로 옮겨간다. 밤에 시신이 병실에 있으면, 왜 그리 무서운지. 그래도 맡은 임무요 직책이 있는지라, 환자실에서 종소리가 딸랑딸랑 나면 아니 가보면 안 된다.

2학년이 되면 상급생이라고 하여서 하급생을 시키고 좀 편하게 된다. 학생 간호원이라도 환자 보는 일을 전부 맡아서 보게 되어 학생 노릇만 하지 않고, 실제 간호원 생활이 더 많았다.

3학년 졸업 시까지는 꼭 매일 12시간 번을 서게 되고 근무를 하게 되었다. 규칙이 어찌나 엄하든지, 윗간호원 명령이면 복종이다.

졸업식 날은 흰 유니폼을 갈아입고 흰 갓에 검은 테를 두르고, 조선 미투리라고 하는 삼을 가지고 만든 흰 신을 신고, 예배당에 가서 졸업식을 하게 된다. 꼭 결혼식이나 하는 것처럼 장하게 한다. 손님도 많이 오고, 순서도 많이 만들어서 아주 성대하게 식을 거행하게 된다.

흰 복장에 흰 장갑을 끼고 흰 갓에 흰 신을 신고 일제히 서서 졸업장을 흰 손에 받아 들고 있는 것이 천사같이 거룩하여 보였다. 졸업식이 끝나면 반드시 서양 원장 댁에서 초대를 하여 양식으로 식사를 하게 되는 것이 전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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