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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 정신과 환우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07-20 오후 17:03:43


 “간호사님, 뱃속에 애기 있으니까 이거 먹어.” 한 환우가 우유 하나를 순한 낯빛으로 내민다. 환자분 드시라고 해도 끝내 주고 수줍게 돌아간다. 이렇게 마음 여린 이들에게 정신과 환우라는 낙인은 너무 가혹한 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간호대학생 시절, 정신과 실습 후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이 쏟아졌다. 마치 눈 뜨고 자는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들에 대한 연민으로 눈물 흘렸던 난 졸업 후 7년째 정신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만성병동, 급성기병동, 노인병동을 거쳐 현재는 낮병동에서 근무 중이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환우들의 인권을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고 인간사랑 구현을 비전으로 삼은 정신병원이다. 정신과 환우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지인들이 종종 “환우들이 때리진 않니? 무서워서 어떻게 일해?”라고 묻는다. 그럴 때는 “우리 환우들이 너보다 착하다! 마음이 얼마나 여린데”라고 답한다. 안전사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약물관리가 잘되고 급성기 증상이 사라진 환우들은 수시로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는 아니다.

 사회와 격리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들을 보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뭘까'하는 고민을 한다. 이는 우리 병원과 전 직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정신과병원 최초로 창문 쇠창살을 없애고, 병동과 간호사실 사이에 벽을 허물고, 병동 안에 화단과 폭포를 만들어 준 노력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이었다. 병동 어디서든 하늘을 보고 햇볕을 쬐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노력. 우리에게 별것 아닌 것들이 이들에겐 잊혀지기 쉬운 권리다. 우리는 웃으며 “사랑합니다”라며 직원과 환우가 서로 안아주는 허그 운동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대통령께서도 라디오 연설을 통해 칭찬해주셨다.

 흔히 정신과 환우들은 5중고를 겪는다고 한다. 질병 때문에 스스로 고통 받는 것,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 받는 것, 원만한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을 할 수 없어 격리 되는 것, 가족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것, 병을 감춰 치료의 기회를 잃는 것이다.

 가족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환우들도 많다.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곳이 정신병원이라면 기꺼이 안아줘야지. 그러나 언제까지 품고 있을 수만도 없다. 때가 되면 사회로 나가고 스스로 삶을 책임지도록 만들어 주는 것 또한 병원의 노력이다. 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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