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11-25 오전 09:45:08

　우연한 기회에 고교시절 친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가 “너, 하는 일이 뭐야?”라고 물어 직업에 대한 의미 부여 없이 “간호사야”라고 대답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리더십 강의를 들던 중 Self CEO에 대한 부분이 인상 깊게 남았다. Self CEO란 자기의 인생을 스스로 경영하는 것이며, 변화를 주도하는 직장인으로서 Self CEO가 되기 위해서는 판매할 상품을 준비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호사로서 판매상품을 찾아본다면 문제를 해결해주는 능력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지식, 경험, 하드 스킬(자격증 등 공인된 자격), 소프트 스킬(태도, 인성, 자기관리능력, 목표 등) 등이 필요하며 그중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나의 일에 대한 가치와 정의, 꿈과 목표, 신뢰와 소통 등이 함께 할 때 성공적인 자기경영을 할 수 있으며, 자기경영을 통해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라고 했다.

　성공적인 자기경영의 예로 한 양파 장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 시장 한 구석에 나이든 양파 장수가 있었는데, 손님이 양파를 모두 사겠다고 했다. 하지만 양파 장수는 팔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는 이랬다.

　“난 단순히 양파를 팔기 위해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살려고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아침에 유치원 가던 꼬마들은 집에 잘 돌아갔는지, 어제 싸웠던 부부는 오늘 화해를 했는지, 사갔던 양파가 맛있게 식탁에 올려졌는지 등등이 궁금하고 이것들은 나의 하루 생활이며 즐거움이고 삶이다. 그러므로 한 손님에게 모두 팔아 버리면 내 하루는 끝이 나며 내 삶을 다 잃게 되므로 팔 수 없다.”

　돌이켜보니 어느새 나도 병원이라는 공간 속에서 환자들과 함께 지낸지 수십 년이 됐다. 양파 장수처럼 꿈을 키우며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어느 날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났을 때 “너, 하는 일이 뭐야?”라고 묻는다면, 난 누군가에게 슬픔보단 기쁨을 아픔보단 희망을 주는 곳에서 빛과 향기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오늘도 하루의 삶을 정리하며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