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점화시킨 역사의 산 주역 파독 간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독일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지 40년, 그 자랑스러운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기념행사가 5월 20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다.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총 1만226명에 이르며, 현재 5000여명이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독일 전역에서 모인 800여명의 간호사들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된 `파독 간호 40주년 기념행사'에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조자 대한간호협회장이 직접 참석해 격려했으며 안영국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이수혁 주독일대사 등이 함께 했다.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삼성유럽(사장 양해경) 지원으로 열렸다.
양희순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수많은 시련과 외로움을 이겨내며 쉴 틈 없이 바쁘게 달려왔다”면서 “서로 의지하고 감싸주면서 아름다운 독일사회의 주류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양국 간호역사에 길이 새겨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조국과 대한간호협회가 있어 늘 행복하고 든든하다”면서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 대표팀이 경기를 하는 곳마다 한인간호사들이 한복을 입고 열정적인 응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조자 대한간호협회장은 격려사에서 “파독 간호사들의 땀과 눈물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특유의 성실함과 전문성으로 독일 사회의 주류로 뿌리내린 여러분을 우리 모두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존경한다”면서 “앞으로 한국인의 자긍심과 위상을 드높이는 민간외교사절로서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재독한인간호협회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세계보건총회 참석 일정 중 시간을 내 직접 독일까지 찾아온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파독 간호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한국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국위를 선양했고, 한국과 독일간 문화교류와 협력에도 이바지한 공이 크다”면서 12명의 간호사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노동부 장관 표창도 간호사들에게 전해졌다.
양해경 삼성유럽 사장은 자작시 `당신은 우리들의 어머니입니다'를 통해 “어린 자식들은 이제 어엿한 독일의 기둥이 되었고, 가난했던 조국은 이제 어엿한 대-한민국이 되었다”면서 파독 간호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기념식에서는 파독 40년 발자취와 재독한인간호협회 역사를 담은 영상물이 상영됐으며, 파독 40주년을 상징하는 기념조형물(로고) 제막식이 있었다. 간호사들의 열정이 넘치는 장기자랑 순서와 축하공연이 마련됐으며, MBC 라디오 `싱글벙글쇼' 특별공연 녹화도 진행됐다.
한편 기념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김조자 대한간호협회장은 “독일 각 지역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모인 간호사들의 면면에서 인고의 세월을 거쳐 굳건히 뿌리내린 한국인의 자랑스러운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면서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동포애를 확인하면서, 화합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정규숙 기자 kschung@koreanurse.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