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호스피스 위해 유서쓰고 입관체험
"죽음 앞둔 환자 심정 알 것 같아요"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12-20 오전 09:23:39
가톨릭대 간호대학 호스피스교육연구소(소장·유숙자)는 매년 호스피스교육전문과정을 마무리하며 `유서작성과 죽음체험' 프로그램을 실시, 간호사들에게 죽음이 임박한 환자의 심정을 체험케 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일 가톨릭대 간호대학의 지하 어느 방에서는 장송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엄숙한 행렬이 이어졌다. 어둡고 서늘한 방안은 촛불과 국화, 십자가로 장식돼 있고 두 개의 관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유서를 작성한 간호사들은 차례대로 멀고 험한 지하미로를 따라 입관 체험실에 도착했다. 수의를 갈아입은 뒤 관속에 들어가 눕자 검은색 관포가 덮히고 둔탁한 못질소리가 났다. 간호사들은 관속에서 3분동안 `죽은 이'가 됐다.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죽음체험에서 간호사들은 두려움, 절망, 허무, 슬픔, 편안함 등 다양하게 교차하는 감정들을 토로해냈다. 김현주 간호사(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가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쓴 유언을 읽다가 오열했을 때는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체험 후 간호사들은 `살아있음이 더없이 감사하다' `죽음에 처한 환자들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임종환자가 평안히 눈감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도와야겠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경화 간호사(청주성모병원)는 "호스피스의 사명을 다하라고 하느님이 저를 이 세상에 불러주신 것 같다"면서 "앞으론 죽음에 다다른 환자들을 더 많이 찾아가 용기와 평안을 북돋워 주리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지도를 맡은 유양숙 교수는 "간호사들이 죽음체험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정리해보는 기회를 가짐은 물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평소 원하는 게 뭔지 헤아려볼 수 있게 됐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한층 질 높은 호스피스간호를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 8기 호스피스전문교육과정은 내년 3월 개강한다. 02)590-1157, 1295.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
지난 5일 가톨릭대 간호대학의 지하 어느 방에서는 장송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호스피스간호사들의 엄숙한 행렬이 이어졌다. 어둡고 서늘한 방안은 촛불과 국화, 십자가로 장식돼 있고 두 개의 관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유서를 작성한 간호사들은 차례대로 멀고 험한 지하미로를 따라 입관 체험실에 도착했다. 수의를 갈아입은 뒤 관속에 들어가 눕자 검은색 관포가 덮히고 둔탁한 못질소리가 났다. 간호사들은 관속에서 3분동안 `죽은 이'가 됐다.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죽음체험에서 간호사들은 두려움, 절망, 허무, 슬픔, 편안함 등 다양하게 교차하는 감정들을 토로해냈다. 김현주 간호사(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가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쓴 유언을 읽다가 오열했을 때는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체험 후 간호사들은 `살아있음이 더없이 감사하다' `죽음에 처한 환자들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임종환자가 평안히 눈감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도와야겠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경화 간호사(청주성모병원)는 "호스피스의 사명을 다하라고 하느님이 저를 이 세상에 불러주신 것 같다"면서 "앞으론 죽음에 다다른 환자들을 더 많이 찾아가 용기와 평안을 북돋워 주리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지도를 맡은 유양숙 교수는 "간호사들이 죽음체험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정리해보는 기회를 가짐은 물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평소 원하는 게 뭔지 헤아려볼 수 있게 됐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한층 질 높은 호스피스간호를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 8기 호스피스전문교육과정은 내년 3월 개강한다. 02)590-1157, 1295.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