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편집국]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5-04-14 오후 15:40:18

의료기관 평가인증제가 지속가능한 제도로 정착되기 위해선 우선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간호사 인력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간호사취업교육센터가 필요하다고 대한간호협회가 제안했다.

'의료기관 평가인증제' 국회토론회가 보건의 날인 4월 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한간호협회가 주최했다. 2주기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를 중간 점검하고, 앞으로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를 한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은 “보여주기식 평가가 아닌, 평가인증 기준이 충족되고 그것이 실현되는 지속가능한 병원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환자안전 문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조건, 즉 인력을 충분히 갖춘 병원이 돼야 한다”면서 “인증제가 지향하는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이 모든 병원 현장에서 구현되기 위해선 사람 중심의 의료시스템과 인력에 적극 투자하는 조직문화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 오선영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인증제를 통해 얻어진 성과는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하지만 현장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6개 사업장 2140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인증을 위해 준비한 기간이 6개월 이상이라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으며, 인증 준비를 위해 매일 시간외 근무를 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증제 준비에 대한 부담으로 사직이나 휴직을 고민하고 있는 응답자가 60%에 이르렀다. 조사위원의 태도가 권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정토론은 이상일 울산대 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됐다.

토론자로 나선 양 수 대한간호협회 제1부회장은 “법정의료인력 기준을 지키고 있지 않은 의료기관이 평가인증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면서 “평가인증에 앞서 법을 준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인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한간호협회에서 위탁운영하는 가칭 `간호사취업교육센터'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기관 평가인증 기준에 의료인을 양성하는 실습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이 포함돼야 하며, 간호분야와 관련된 질적평가가 추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명애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사업실장은 “2주기 평가에서는 인증받은 의료기관은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은 보장된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로 인증기준을 개선했다”면서 “조사위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전문성을 높이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다 안전한 의료기관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인증원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국민들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인증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은 “인증제를 통해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이며 발전”이라고 말했다.

박종훈 고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인증제는 평가 그 자체보다는 준비과정에서 전문가그룹으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는 “자율참여제도인 인증평가에 건강보험수가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문제에 대해선 근본적인 성찰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윤 고용노동부 노사관계지원과장은 “보건의료분야의 고용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아 보건복지부와 상의하면서 적극적으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욱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인증제는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이라는 선의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문제점을 개선해 잘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한 이목희 국회의원은 “의료현장에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여주기식 평가로 인해 고충이 큰 것으로 안다”면서 “인증제가 좋은 취지의 제도인 만큼 관계 당사자들의 고충을 듣고 함께 개선방안을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림 국회의원은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의료기관 평가인증제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