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편집국]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1-03-15 오후 16:45:38

　의료분쟁 조정 및 의료사고 피해구제 절차를 담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내년 4월 경 시행될 전망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여년만에 의료분쟁 조정제도를 갖추게 됐다. 의료분쟁 조정을 위한 법 제정은 1988년 이래 수차례 추진됐으나, 과실 입증책임의 주체를 놓고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매번 무산됐었다.

　국회는 3월 11일 본회의를 열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과 최영희 민주당 의원이 각각 제출한 법안과 박은수 민주당 의원의 청원 등 3건을 통합한 대안이다. 지난 2009년 12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가결된 내용 대부분이 그대로 반영됐다.

　법에 따르면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송이 아닌 조정을 통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전담하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설립하도록 했다. 중재원 내에는 의료분쟁조정위원회와 의료사고감정단이 생긴다. 의료분쟁을 신속·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조정신청일부터 90일 이내에 조정을 결정하도록 했다.

　`임의적 조정전치주의'가 채택돼 있어 환자가 조정 또는 소송을 선택할 수 있다.

　의료사고에 대해 환자와 보건의료인 간 조정이 성립된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형사처벌을 할 수 없도록 한 `형사처벌 특례'가 인정된다.

　조정이 성립되거나 중재판정이 내려진 경우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중재원이 미지급금을 피해자에게 우선 지급하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가 운영된다.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상한다. 보건의료인단체 및 보건의료기관단체는 의료사고에 대한 배상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배상공제조합을 보건복지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운영할 수 있다.

　이 법은 외국인이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해외환자를 유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분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가장 논란이 됐던 의료사고 입증책임 전환 조항은 빠져 있다. 의료사고의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을 피해자에게 부여하는 일반적인 입증책임 원칙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의료사고 입증책임 전환은 의료사고 발생 시 보건의료인이 자신의 의료행위에 과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