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편집국] 김현정   hjkim@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4-20 오전 10:15:09

의료광고 허용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열린우리당 유필우 의원이 제출한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과 보건복지부의 수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주요 내용과 그동안의 쟁점은 다음과 같다.

개정법안에서는 `누구든지 특정 의료기관이나 특정 의료인의 기능 및 진료방법 및 조산방법이나 약효 등에 관하여 대중광고 및 암시적 기재, 사진, 유인물, 방송, 도안 등에 의하여 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기존 의료법 46조 3항이 삭제됐다.

대신 9개 항목의 광고와 허위 과대 의료광고를 금지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폭 허용되는 네거티브 시스템이다. 광고금지 항목은 △검증되지 않은 신의료기술에 관한 광고 △치료 효과 보장 및 암시로 소비자 현혹 우려가 있는 광고 △다른 의료기관 및 의료인의 기능 또는 진료방법 비교광고 △비방광고 △수술 장면을 직접 노출하는 광고 △심각한 부작용 등 관련정보를 누락하는 광고 △기사를 가장하거나 전문가의 의견형태로 표현되는 광고 등이다.
이와 함께 법을 어길 경우의 벌칙 규정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었지만 개정안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변경됐다.

그렇지만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의료기관이나 의사가 허위 및 과대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아닌 경우에는 의료광고를 엄격히 제한하도록 했다. 특히 의료광고를 하고자 하는 경우 미리 내용 및 방법 등에 대해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돼도 정부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지속적인 점검을 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끊임없이 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기사나 칼럼의 형태를 빌어 홈페이지나 전화번호를 게재하는 등의 불법의료광고나 허위의료광고를 엄격히 제한해 엄중 처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의료광고 허용을 둘러싸고 과연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의료정보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인가 그렇지 못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의료광고 허용 찬성론자들은 의료인의 표현 및 직업수행의 자유,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의료소비자가 현혹되고 기만될 가능성이 있는 선을 확실하게 미리 규정만 한다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허용하는 네가티브식은 오히려 병의원들의 건전한 경쟁관계를 조성시킬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의료의 경우 수요자인 환자가 의료인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려운 비대칭적 정보 제공 관계이기 때문에 의료광고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해왔다. 금지조항에 `비교광고'를 명시해도 환자들은 광고들을 자연스럽게 상호비교하게 되고 자신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찾지 못한 채 광고에 현혹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의료광고를 허용한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국회 본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시행에 들어간다.

김현정 기자 hj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