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편집국]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07-03 오전 10:50:54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25일 한나라당이 제출한 건강보험재정통합 2년 유예 법안 처리를 다음 회기로 연기함에 따라 당초 정부 방침대로 이달 1일부터 건강보험 재정이 통합된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약분업 이후 3년간 끌어온 당면 현안과제를 취임 4개월 여만에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또 이를 통해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안정화 대책을 정부 방침대로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 재정통합은 지난 2000년 7월 의약분업과 함께 시작됐으나 지금까지 한 지붕 안에서 직장과 지역이라는 두 살림을 살아왔다.

　건강보험 재정이 통합되게 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우선 건강보험료를 경제적 능력에 맞춰 부과하고 보험급여는 필요에 따라 제공해 국민간 연대감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직업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소득을 가진 취업자가 차등적인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으며 소득이 불투명한 지역가입자에 대해 보험료 부과의 공평성 제고 차원에서 지금까지 도입한 조치 이상의 엄격한 장치를 추가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가입자간 소득편차가 직장가입자보다 상대적으로 큰 지역가입자를 집중 지원해 직장과 지역가입자간의 불공평을 확대하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게 됐으며, 젊어선 직장가입자로 기여하다 은퇴 후 지역가입자로 바뀌는 현실에 상응해 한 개인을 생애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할 수 있고, 실직·전직 등의 이유로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를 오고가는 연인원 900만명에 대한 행정관리 업무를 단순화시킬 수 있게 됐다.

　특히 관리운영비를 줄이고 보험료 징수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으며 재분리시, 직장가입자 재정 적자폭이 더 커져 향후 5∼6년간 직장가입자의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는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오는 2010년 이후 크게 늘어날 노인의료비를 공동으로 부담함으로써 현행 제도의 불완전성을 보완할 수 있으며 10년 이상 논의해 오면서 얻어낸 우리 사회의 합의사항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공단은 재정통합에 앞서 지난 4월말 전국 지사를 235개소에서 227개소로 축소하고 모든 지사에서 직장과 지역 업무를 동시에 수행토록 조치해, 조직과 업무의 실질적 일원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해 왔다.

　그러나 통합이 가져다줄 이같은 이점과 건보공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소득파악률이 30%에 불과한 상황에서 재정을 통합할 경우 유리지갑처럼 소득이 드러나 있는 직장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손해라는 우려도 팽배하다.

　건보공단측은 이에 대해 "부과체계를 개선 운영한 결과, 직장가입자가 손해라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어졌다"고 일축했다.

　공단측은 먼저 지난해 1인당 월평균 보험료 부담액이 직장가입자 2만5298원, 지역가입자 2만4663원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장·지역간 이동률이 58%에 달하고 이달부터 5인 미만 사업장과 비정규직 근로자까지 직장에 가입할 수 있게 되는 등 지역가입자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어서 사실 직장·지역간 분리가 무의미하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는 재정통합 이후 발생될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우선 건보공단에 국세청 소득조사 요구권을 부여해 고소득층, 자영업자 등에 대한 소득파악 기능을 강화하고 공단 조직을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책임경영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건강보험발전위원회를 운영하고 건강보험 재정안정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 확실한 재정안정기반을 조성해 올해에는 당기수지 흑자를 실현하고 오는 2006년까지는 누적적자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