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편집국]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07-11 오전 10:38:35

의약품 오·남용을 막아 국민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취지로 도입된 의약분업이 지난 1일로 시행 2주년을 맞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년간의 성과로 연간 1억7000만건으로 추산되던 약국의 임의조제가 금지되고 약 처방을 위한 의사 진료가 의무화되면서 분업 전 발견이 어려웠던 질병 발견 등을 긍정적인 효과로 꼽고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에서는 약사의 임의진단·조제가 분업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의약분업을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의 주장처럼 분업 전 연간 1억7000여만건으로 추산되던 약국의 임의조제가 근절 수준에 이를 정도로 크게 준 것은 사실이다. 또 주요 질병의 조기발견 및 체계적 관리가 강화된 점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당뇨병 환자
의 병원 이용률이 16.5% 증가했으며 고혈압은 21.4%, 갑상선 장애 50.1%, 방광염은 45% 늘어나는 등 만성질환자에 대한 치료와 관리가 향상되고 있다.

　대표적 오·남용 약제인 항생제, 주사제,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의약분업의 효과로 볼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대표적 오·남용 의약품인 항생제, 주사제, 스테로이드제 사용규모가 2000년 5월에 비해 15∼24% 줄었고, 당뇨·고혈압 등 주요 만성질환자의 의료기관 이용률은 16∼50% 늘었다. 환자들의 의료기관 진료행위 만족도는 지난해 5월 25.5%에서 1년만에 32.9%로 크게 늘었고 약국 이용 만족도도 35.2%에서 50.7%로 급등했다.

　따라서 이제는 의약분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의 판단여부는 재정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행 초기 의약분업이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힌 이유가 불편함에 있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건강보험 재정난이 주된 불씨로 상존하고 있다.

　건강보험은 올 상반기 1600억원의 반기흑자를 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국고와 담배부담금을 합쳐 무려 2조1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결과다.

　그러나 고가약 처방, 병·의원의 급여비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고지원이 감소하는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의 적자를 낼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또 건강보험료 9% 인상 가정 하에 내년부터 흑자기조를 유지할 방침이지만 이에 대한 저항도 거셀 것으로 보여 누적적자 2조5700억여원이 언제 해소될지 기약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상태로서는 복지부가 지난해 5월 건강보험 재정이 바닥나기 직전에 발표한 `건강보험재정 종합대책'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