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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3-10-30 오전 08:30:16

박개성(엘리오앤컴퍼니 대표)

◇서로의 전문성 인정하는 파트너십 발휘
◇간호관리자와 간호사 서로의 윙맨
◇병원경영에 적극 기여하는 역할 찾아야

병원 내 간호사의 역할은 차지하는 인력비중 이상으로 중요하다. 간호사가 전국 종합병원 총 인력 중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1%에 이른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많을수록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간호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미국은 전문간호사(NP : Nurse Practitioner)가 보다 능동적인 입장에서 진료과정에 참여한다. 치료계획을 세울 때부터 의사와 함께 진행하며, 일부 주에서는 NP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처방권을 갖는다.

간호사의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병원 내에서 위상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영진은 물론 의사들의 전통적인 인식 그리고 타 직종의 견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간호사들의 대승적 노력이 부족한 측면도 없지 않다. 간호직종의 역할을 강조하며, 타 직종에 대해 배타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것은 스스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제약이 될 수도 있다.

고객의 지적수준과 정보력이 높아질수록 의료품질의 개선을 위해 의료질 관리와 진료프로세스 혁신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이 분야에서 간호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의사는 물론 타 직종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결국 다직종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원만한 협업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로 인한 성과는 간호사의 위상을 높여줄 것이다.

윙맨이라는 개념은 공군 전투편대에서 나온 용어이다. 전투를 할 때 홀수가 아니라 짝을 이뤄야 효과적인 전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경험이 많은 리더전투기와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윙맨전투기가 한 조를 이룬다. 리더전투기가 먼저 폭격을 할 때, 윙맨전투기는 엄호사격을 한다. 리더전투기가 폭격을 마치고 빠져나오면, 윙맨전투기는 임무를 교대한다. 즉 적이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연이어 윙맨전투기는 폭격을 하고, 리더전투기가 윙맨전투기를 위해 엄호사격을 한다. 이처럼 전투기들은 상황에 따라 리더와 윙맨의 역할을 바꿔서 하게 된다. 역할이 고정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며 상호협력하는 관계를 '윙맨 리더십'이라고 한다.

타 직종과의 관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간호조직에서는 이러한 윙맨 리더십이 더욱 필요하다. 다른 직종과의 관계에 있어 때로는 기꺼이 윙맨의 역할을 하고 때로는 리더의 역할을 해야 한다.

간호직종 내에서는 간호부장 -수간호사 -간호사로 이어지는 상하관계의 리더십에서 벗어나, 직위와 직급에 관계없이 주어진 역할에 따라 파트너가 되는 리더십이 형성돼야 한다.

병원은 타 직종은 물론 직종 내에서의 다양한 전문가가 협력해야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시에 따른 협력이 아니라 대등한 파트너 관계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간호부장이 간호직종 내에서 훌륭한 윙맨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경영진의 훌륭한 윙맨이 돼야 한다. 간호부장은 간호직의 수장이기도 하지만, 병원장의 윙맨이다. 현장의 정보를 가장 많이 접하는 간호부장은 경영진이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있다. 또한 병원장의 고민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모색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때로 간호부장이 경영진의 일부인지 의심하게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간호부장이 눈에 띄게 간호부의 이해관계에 집착할 때이다. 병원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간호사의 이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간호부장이 간호직종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권익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간호부장은 경영진의 중요한 일원이므로, 이에 걸맞은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간호직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간호부장은 물론 책임간호사나 수간호사는 중견관리자로서 병원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갈수록 환자의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환자 유치를 위한 간호직종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병동 내에서 사용하는 비처방성 재료를 절감한다든지,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과 더불어 강조돼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간호사들이 병원과 의사에 대해 취하는 입장이다. 자기가 소속된 병원의 의사에 대한 간호사의 평가를 믿지 않을 환자는 거의 없다. 우리 병원의 어느 의사는 실력이 없다는 말은 그 의사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다. 병원에서 아무리 홍보를 해도 그 병원에 다니는 간호사가 병원이나 의사에 대해 나쁜 평가를 한다면, 홍보의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간호사는 거짓말을 해서도 안 되지만, 소속 병원과 의사에 대한 비평가가 돼서도 안 된다. 병원을 위한다면 우수한 의사에 대한 '홍보대사'가 돼야 한다.

윙맨 리더십은 리더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면서 주종관계가 아닌 대등한 파트너십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간호부장과 수간호사 등 보직자들은 일반간호사들에게 자신들이 그들의 윙맨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간호사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직자들을 윙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해야 한다.

간호직의 중요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이직률은 높아지고, 직무만족도는 여전히 낮다. 이를 '더 많은 보상'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 서로에게 훌륭한 조력자가 되는 윙맨 리더십을 발휘해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운' 직장을 만드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