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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3-09-24 오후 14:06:56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 생명잇기 공동캠페인>

◇ 장기 확보, 기증자와 이식대상자 매칭 등
◇ 장기관리기관(OPO)에서 체계적으로 관리

◇ 뇌사환자 신체기능 악화방지 조치 중요
◇ 간호사 역할에 따라 장기보존 확률 달라져

병원 신경외과중환자실에서는 뇌사로 인한 장기기증 환자를 간호할 기회가 많다. 주로 사고로 인한 경우가 많다. 환자가 뇌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치료하지만 결국 뇌사가 될 경우 또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고려하게 된다.

미국에서 장기 기증 및 이식은 몇 가지 단계를 거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은 몇 개의 연계기관과 긴밀한 상호정보 교환을 통해 이뤄진다. 미국에는 전국적으로 장기 수급을 관리하는, 정부에서 인가한 몇 개(지역이 넓은 관계로)의 비영리기관(OPO: 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이 있다. 이 기관은 장기 구득이나 기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조리를 없애기 위해 감사기관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이 기관에서는 장기확보, 장기보존, 가족관리, 장기기증 캠페인 홍보, 장기이식 수혜자와 연결하는 일까지 담당한다.

장기를 기증받기 원하는 모든 환자는 대기자 명단 관리기관(OPO와는 다른 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이 기관은 전국중앙통제관리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환자의 장기, 중증도 또는 몇 가지 기준에 따라서 우선순위가 정해진다. 공평성을 위해 이 우선순위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장기기증자 개인이 인적관계에 의해서 장기를 기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뇌사나 생명보존 불가능인 환자의 장기를 이식받게 된다. 병원에서 뇌사 가능성이 있는 환자, 즉 모든 신체기관은 정상이나 뇌가 기능을 하지 못해 호흡기에 의존하는 경우, 예를 들면 환자의 혼수상태 수치(GCS)가 5미만일 경우 의무적으로 장기관리기관(OPO)에 보고한다. 이것은 간호사의 역할이다. 의사의 오더 없이 간호사의 간호진단에 의해 OPO에 보고한다. 그리고 환자가 사망했을 경우에도 이 기관에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장기관리기관(OPO)에서는 보고를 받은 후 병원에 OPO 직원을 신속히 보내 환자의 장기기증 신체적 가능성에 대해 사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뇌사가 판정되기 전까지는 보호자에게 접근할 수가 없다. 담당의사는 환자가 뇌사라고 추정되면 기준에 따라 뇌사상태사정을 4시간 간격으로 두 번 시행해야 한다.

담당의사로부터 완전히 뇌사가 판정되면 가족으로부터 동의서를 받는 절차가 진행된다. 환자 본인이 건강했을 당시 나중에 이런 일이 발생할 때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서약을 한 경우 운전면허증(주민등록증과 같은 역할)에 기록이 되어 있으면 가족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슬픔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 절차를 위해 OPO에서는 가족상담사라는 훈련된 전문인을 보내서 가족과 접촉하게 한다. 우선 담당의사가 먼저 가족들에게 환자의 뇌사 상태를 알리고 뇌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그 후에 OPO 가족상담사가 접근해 자기소개를 하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장기기증에 대해 설명한 후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지 타진해 본다. 이 과정에 간호사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 시기에 간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장기기증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뇌사가능성에서부터 가족의 동의서를 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그동안 환자의 신체건강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사보다는 간호사의 역할이 크다. 의사는 환자가 이미 뇌사했다고 생각하면 장기보존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뇌사가 될 경우 신체 항상성을 잃게 되어 신체기능이 급진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이를 미리 방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간호사가 얼마나 주의 깊게 관찰하느냐에 따라 장기보존 확률이 높아진다. 환자의 혈액 산소공급 상태와 전해질의 정상수치 유지, 바이탈 상태 유지 등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OPO에서는 장기기증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간호사 교육도 제공한다.

뇌사판정 후 장기기증이 확정되면 환자의 신체치료권은 OPO로 넘어간다. 그들의 지시에 따라 진료가 진행되고, 장기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모든 치료가 시행된다. 동시에 앞서 말한 우선순위에 따라 장기기증 수혜자를 선정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이 모든 업무는 OPO에서 맡아서 한다. 동시에 가족을 도와주는 일도 함께 하게 된다.

대부분 환자 한 명이 몇 개의 장기를 동시에 기증하게 된다. 매칭과정을 통해서 각 장기이식 수혜자가 정해지면 환자를 수술실로 데려가서 장기를 구득하게 된다. 그 장기들은 이식받을 환자가 기다리고 있는 병원으로 우송되고, 이식수술이 이뤄지게 된다.

미국은 다문화 국가이므로 민족에 따라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장기기증에 대해서 생명을 기증한다는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죽어가는 환자의 장기가 기증되어 누군가의 신체 속에서 살아서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는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장기관리기관에서는 `Donate Life(생명을 기부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장기기증운동 캠페인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그리고 장기를 기증한 가족과 기증받은 가족이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서로 교류하면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아픔을 위로받고 같이 나누는 기회도 제공된다.

한국에서도 장기기증에 대한 의식이 더욱 높아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장기를 기증받아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

안 마 리 간호사 / LA카운티 USC메디컬센터 신경외과중환자실 RNⅢ, 재외한인간호사회 수석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