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한국 전문간호사 시대의 문이 열렸다.
그동안 의료법에 명시돼 있던 보건·마취·정신·가정 4개 분야별간호사의 명칭이 전문간호사로 개정되면서 전문간호사제도가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대한간호협회가 전문간호사제도 도입을 위해 주력해온 결과 얻은 성과다.
△전문간호사 13개 분야 = 의료법에서 처음 인정한 전문간호사는 4개 분야였지만, 이후 의료기관과 간호전문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다양한 전문간호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준 높은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고품질 맞춤형 간호를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전문간호사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고, 간호협회는 대정부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3년 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중환자·호스피스 등 6개 분야 전문간호사가 신설됐다. 2006년 종양·임상·아동 등 3개 분야가 새로 생겼다. 현재 전문간호사 자격분야는 모두 13개다.
△대학원 석사과정 =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교육기관(대학원)에서 석사학위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원 과정을 두고 있는 간호학과가 있는 대학, 간호학 전공이 있는 특수대학원 또는 전문대학원에서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전국 40개 교육기관에서 분야별 전문간호사 교육과정 104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입학정원은 총 813명이다. 최근 10년 이내에 해당분야에서 3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간호사가 입학할 수 있다.
△시험 거쳐 자격 취득 = 전문간호사 자격시험은 2005년부터 실시됐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전문간호사가 될 수 있다. 자격시험은 보건복지부의 위임을 받아 한국간호평가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자격시험 시행 이전의 전문간호사 취득자 8164명과 자격시험을 거쳐 배출된 전문간호사 3834명을 합해 현재 우리나라 전문간호사는 1만1998명이다.
△전문간호사 규정 = 전문간호사 양성 및 관리에 대한 규정은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에 명시돼 있다. 전문간호사 자격분야, 교육기관 지정기준 및 절차, 교육과정 과목, 자격시험 응시자격, 시험과목 및 방법, 자격시험 시행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전문간호사 문제진단 = 전문간호사제도가 도입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풍부한 임상경험과 체계적 이론지식, 비판적 사고와 열정을 갖춘 전문간호사들이 병원과 지역사회 여러 분야에서 새 영역을 개척하며 선도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들 전문간호사들은 의료진들로부터 역할을 인정받으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환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간호사 저변 확대 측면에서 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전문간호사 역할과 인력기준을 규정하는 법령이 미비하고, 전문간호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문간호사를 고용할 사회·경제적 동기가 불확실해지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전문간호사제도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윤석용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한 공청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지적한 내용이 이 같은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수준 높은 전문간호사들이 배출됐지만 임상에서 역할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문간호사제도가 적극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전문간호사가 사회·경제적으로 걸맞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 “전문간호사에 대한 업무규정과 보상체계가 필요하다.”
전문간호사들이 임상현장에서 확고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법·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우선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및 배치기준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 전문간호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도 개발해야 한다.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에 대한 주기적인 인증평가가 필요하며, 업무범위 및 표준에 근거해 자격시험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