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서는 간호사 명칭을 근대에서 활동했던 당시 그들을 명명했던 간호원이라 통일해 서술했고, 협회의 이름은 당시 불리었던 명칭 그대로 사용했다. 현대의 간호사를 지칭할 때에는 간호사로 서술했다.
◆ 연구 목적
-근대간호에 대한 연구 미흡한 실정
-한국 의료와 여성사에 미친 영향 밝혀야
한국의 근대의학 관련 연구들은 아직 미흡한 상태이지만 꾸준히 주제를 넓혀가며 집적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의료의 중요한 축인 간호에 관련된 연구들은 매우 일천하다.
한국의 근대간호는 1903년 에드먼즈가 보구여관에 간호원양성소를 설립하고 정규 교육과정을 실시함으로써 체계화됐다고 할 수 있다. 1906년에는 쉴즈가 세브란스병원에 간호원양성소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배출된 간호원들은 한국 간호의 효시를 이루게 됐다. 이후 관립의학교에서도 교육이 시작돼 정부와 민간 차원의 간호원 교육은 각 지방으로도 파급됐다.
한국에 온 간호선교사들은 1908년 간호원양성소의 교육사업을 실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목적으로 `재선졸업간호부회'를 창립했다. 이 외에도 1910∼1920년대에는 크고 작은 간호원 단체가 결성됐다.
한국 근대간호는 교육, 의료 활동, 협회 조직 등을 통해 개인·사회·국가의 발전을 도모해 왔으며 현 한국 간호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간호사(看護史)는 과거 몇몇 연구서에 의지하고 있을 뿐 그 뿌리를 찾는 작업에 소홀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라도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광범위한 사료의 발굴과 문헌연구를 통해서 근대 한국 간호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당시 간호원 및 간호단체가 근대 한국 의료와 여성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대한간호협회의 역사를 폭 넓게 살펴볼 수도 있다. 이러한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한국 간호사 전체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함양하고, 그들이 앞으로 나갈 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 연구방법
-1900년대 전반기 사료 수집해 분석
-선교사 활동보고서, 저널, 일간신문 등
연구 대상 시기는 1차적으로 최초의 근대병원인 광혜원 개원에서부터 현 대한간호협회의 기원으로 삼고 있는 `조선간호부회'가 설립된 1923년까지의 시기를 고찰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러나 사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가능하면 일제강점기의 사료까지 수집하고자 노력했다.
주요 사료수집 대상은 한국 근대간호의 효시를 마련했던 간호선교사들의 활동과 그들에 의해 주도된 한국 초기 간호교육과 간호협회 등과 관련된 자료로, 다음의 사료를 검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한국에 파견된 북감리교 여성선교사들의 활동을 정리해 미국 본부에 보고한 연례보고서인 「The Annual Report of the Korea Woman's Conference of the Methodist Episcopal Church」, 북감리교 해외여성선교회가 세계로 파견한 여성선교사들이 미국 본부에 보고한 연례보고서인 「The Annual Report of the Woman's Foreign Missionary Society of the Methodist Episcopal Church」, 장로교에서 미국 본부로 보낸 연례보고서인 「The Annual Report of the Board of Foreign Mission of the Presbyterian Church, USA」, 한국에 있는 선교사들이 1905년 11월∼1941년 11월 편찬한 「The Korea Mission Field」, 미국 간호잡지인 「The American Journal of Nursing」, 조선간호부회에서 간행한 「조선간호부회보」 등의 문서에서 간호 관련 사료를 수집했다.
또한 당시 일간지인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매일신보」, 「동아일보」와 일제강점기 총독부 「관보(官報)」등에서 총독부의 간호정책 및 국공립기관에서 양성됐던 간호원들의 활동과 관련된 사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 연구의 의미
-근대 한국간호 생생히 보여주는 자료 발굴
-간호역사 뿌리 재조명하는 가치 있는 작업
이들 사료를 통해 수집된 간호 관련 사료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를 진행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첫째, 근대 간호교육기관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주체에 의한 간호교육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초기 간호원을 배출했으며, 그들의 활동이 그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서양 간호선교사들의 활동을 교육과 병원에서의 활동, 공중위생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그들이 조직한 `재선졸업간호부회'를 연구함으로써 근대 한국 간호의 초석을 다진 이들의 업적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Esther L. Shields, Margaret J. Edmunds, Elma. T. Rosenberger, Elizabeth J. Shepping 등 간호선교사들에 대한 연구도 차차 이뤄져야 할 것이다.
셋째, 한국 간호단체의 기원과 협회 설립의 목적, 초기 간호인들에 대한 기록을 정리함으로써, 한국인 간호원들이 근대로의 변혁 시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책임의식과 일정한 지향점을 가지고 활동했음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보구여관에서 졸업한 1회 졸업생인 김마르다와 이그레이스, 2회 졸업생인 김엘렌, 세브란스 1회 졸업생인 김배세 등 한국 간호원의 효시라 일컬을 수 있는 이들의 행적을 찾아 복원하는 것은 한국 간호사들의 뿌리를 찾는 중요한 작업이 되리라 생각된다.
넷째, 이상의 사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존 역사자료 중 연도와 인물의 이름을 잘못 표기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새로운 사실 발굴과 함께 기존에 잘못 알려진 내용들을 바로 잡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북감리교 여성선교사 연례보고서
-`보구여관' 연구하는 기본사료로 유용
-국내에 없는 자료 미국 대학에 요청해 구비
「The Annual Report of the Korea Woman's Conference of the Methodist Episcopal Church」는 북감리교 해외여성선교회에서 선교를 위해 한국으로 파견한 여성선교사들이 매년 자신들의 활동을 미국 본부에 보고하기 위해 기록한 문서이다. 1호(1899년)부터 34호(1932년)까지 수집했다.
이 문서는 북감리교 여성선교사들이 서울·평양·개성 등 자신이 맡은 지역에서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교육·의료·선교 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자세히 기록한 것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이 자료는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경직목사기념도서관 등에 산재되어 있다. 한국에서 찾을 수 없는 연례보고서는 미국 드류대(Drew University) 도서관에 부탁해 구비했다.
이를 통해 북감리교 소속 의료·간호 선교사들에 의해 진행됐던 각 지역의 간호교육과 간호선교사 및 한국 간호원들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 최초의 간호교육기관이 보구여관 내에 설립되는 과정, 교육과정, 학생과 졸업생에 대한 소개, 병원 내에서의 활동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한국 간호교육의 산실인 보구여관의 간호원양성소 연구에 가장 기본이 되는 사료이다. 보구여관과 관련을 맺었던 타 기관의 간호원들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The Korea Mission Field」는 한국에 파견됐던 선교사들의 활동을 연구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1905년 11월부터 2차 세계대전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서양인 선교사들이 강제 출국되고 더 이상 잡지를 편집할 수 없게 된 1941년 11월까지 간행됐다.
이 사료에서 간호 관련 기사를 75건 수집했다. 초기 간호교육, 한국에서 활동했던 간호선교사의 활동, 한국에서 조직된 간호원협회, 간호원들이 그들의 활동 영역을 병원에서 사회로 넓혀 가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 아메리칸 저널 오브 너싱
-한국 근대간호 기사 66건 발견 큰 성과
-간호선교사들이 기고한 글 저널에 실려
「The American Journal of Nursing」은 그동안 한국 간호역사의 기본사료로 언급되지 않았던 문서로, 이는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는 1900년부터 미국에서 발간되기 시작한 간호저널이다.
당시 한국에서 활동했던 미국 출신 간호선교사들이 그들의 활동을 「The American Journal of Nursing」에 기고했는데, 이 기사들은 그동안 비어있던 한국 간호역사를 보충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주로 `Foreign Department' `Nursing in Mission Stations' `Nursing News and Announcements' 부분에서 한국 간호 관련 기사 66건을 찾을 수 있었다.
에드먼즈가 보구여관 간호원양성소에서 교육한 초창기 간호학생 4명의 이름과 사진, 세브란스병원 간호원양성소에서의 교육활동, 재선서양인간호부회의 활동, 세브란스병원 간호원협회의 내용, 한국에서 활동한 간호선교사들의 근황 등에 대해 사료를 수집했다.
이 저널에서 발굴한 내용 중 1910년 보구여관과 세브란스병원 간호원양성소의 한국인 졸업간호원 및 간호학생 7명이 간호선교사 Mrs. Isabel Hampton Robb에 대해 추모한 글이 있다. 한글로 쓰여진 추모의 글과 함께 영어로 번역한 내용이 1911년 12월호에 실렸다. 이 글은 서명한 졸업간호원이 서로 다른 병원에 소속되었음에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또한 「The Korea Mission Field」의 기사 내용을 통해서도 「The American Journal of Nursing」에 게재된 의과학과 간호학 지식은 한국 간호원들에게도 읽혀졌으며, 그 외의 기사들은 한국 간호원들에게 여러 활동을 하게 한 자극제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The American Journal of Nursing」은 한국의 간호원들과 미국의 간호계가 소통했던 창구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조선간호부회보
간호협회 전신 조선간호부회 활동 파악
발간된 회보 전권 구비하기 위해 노력
「조선간호부회보」는 1925년부터 1934년 34호까지 계간지로 1년에 4번 발행됐던 조선간호부회의 활동보고서다. 당시 협회의 조직과 활동, 간호교육의 내용, 간호원의 활동, 주요 간호지식, 당시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간호원으로서의 소양 등 한국 간호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이다.
이 회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완전히 구비하고자 노력했으며, 이미 전체의 절반을 수집했다. 「조선간호부회보」는 한국 간호사의 가장 기본적인 사료 중의 하나로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할 것이다.
「조선간호부회보」에 기록된 조선간호부회의 회의록을 통해 당시 회원 명단과 그들의 주된 관심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회의주제 등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각계의 선교계 간호원양성소에 관한 소식을 살펴볼 수 있다.
1926년 `재선서양인졸업간호부회'가 완전히 `조선간호부회'에 흡수·통합되면서, 이전 `재선서양인졸업간호부회'에서 보고됐던 간호원양성소 관련 보고를 `조선간호부회'에서 하게 됐고, 그 내용은 1년에 한 번 「조선간호부회보」에 게재됐다.
서울 동대문부인병원(보구여관의 후신), 세브란스병원, 평양 연합기독병원 등 특정 간호원양성소 이외의 기관에서 수행됐던 간호교육 상황을 알 수 있는 사료이다.
또한 간호활동을 하다가 타계한 간호원들의 행적을 회보에 싣고 있어, 당시 간호원들이 간호계에 입문한 배경과 그들의 활동을 개인 단위로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 간호계의 개척자인 당시 한국인 간호원들이 협회 내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는가와 협회 내에서 그들의 역할도 가늠해볼 수 있다. 「조선간호부회보」 수집이 완결된다면 한국 근대 간호역사에 대해 보다 많은 사실들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