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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의 새 영역 - 법의간호사
성폭력·노인학대 등 수사과정 적극 참여
[편집국]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8-20 오전 10:57:39
◇ 증거 확보 - 상담과 치료 - 법정증언 역할
2007년 11월, 성폭행을 당한 10세 여자아이가 `해바라기 아동센터'를 찾아왔다. 김지은 법의간호사는 피해 어린이의 부모에게 형사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경찰에 지원요청을 한 후 어린이와 면담을 시작했다.
우선 성폭력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신체검사를 통해 처녀막이 파열된 것을 확인했다. 외음부를 촬영한 사진을 증거자료로 남겨뒀다. 증거수집을 마친 후, 병원에 의뢰해 치료를 시작했다. 산부인과 치료, 인지행동치료, 놀이치료가 병행됐다. 정신의학팀에서 실시한 정신적 피해정도를 측정하는 심리검사와 면담, 신체검사 결과를 종합, 의견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소송이 시작되자 가해자인 이모부는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목욕 도중 일어난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김지은 법의간호사는 법정에 출두해 처녀막 손상의 원인을 법의학적으로 설명하고, 사건 이후 불안과 공포를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어린이의 심리상태에 대해 증언했다. 재판결과 피고는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국제법의간호사연합 결성
법의간호사는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 및 노인학대, 사망사건 등의 수사과정에 참여해 법의학적 증거와 증언을 수집하고, 피해자에게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이다. 피해자를 대신해 법정증언도 한다.
1970년대 캐나다의 법의검시관사무소에서 간호사가 검시업무에 참여한 데서 유래됐다.
1992년 결성된 국제법의간호사연합(IAFN·International Association of Forensic Nurses)에는 22개국 32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요 선진국에는 법의간호사제도가 보편화돼 있으며, 법의간호사 양성 교육과정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 법의간호사가 되려면 간호사로 임상경험이 1년 이상인 사람이 별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시험을 치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시카고일리노이대, 워싱턴대, 존스홉킨슨대 등 30여개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과정, 석·박사과정, 자격과정 등 여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학원 과정이 가장 많다.
자격증은 두 가지다. IAFN 법의간호사 자격증위원회가 주관하는 성인 성폭력 간호검사원(SANE-A·Sexual Assault Nurse Examiner-Adult) 자격과 미국 법적간호상담사연합(AALNC) 자격증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적간호상담사 자격(LNCC·Legal Nurse Consultant Certification)이 있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며,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국내 교육기관 한 곳 불과
국내에서 법의간호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2003년 개설된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의 법의간호학과가 유일하다. 2005년 첫 졸업생 3명이 나온 이래 모두 21명의 법의간호사가 배출됐다. 현재 16명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중 확실하게 전문성을 살려 활동하고 있는 법의간호사는 영남권역 해바라기 아동센터와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 근무하는 2명이다.
교육과정은 야간 5학기제로 인터넷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법의학 기초 △법과학 개론 △법의학 세미나 △형법 이해 △신원 확인 △법정신의학 △법의검시학 △수사학 △성폭력 및 아동학대 등이다. 관련분야 3년 이상의 근무 경력을 갖춘 간호사면 지원할 수 있다.
-활동영역 크게 늘어날 전망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2007년 수사기관에 신고 접수된 성폭력 피해건수는 1만5325건으로, 2003년 1만2511건에 비해 2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동성폭력은 642건에서 1081건으로 68.4% 증가했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성범죄뿐만 아니라 검시업무, 가정폭력 상담, 불량 청소년 선도, 학대 아동 및 노인 관리, 의료관련 법률문제 상담 등 법의간호사의 활동영역은 다양하다.
채종민 경북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칼에 찔리는 상해를 입으면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진단서를 받듯이, 성범죄에 대해서도 경찰과 병원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증거 확보, 피해 사정, 신체·정신적 치료를 제공하도록 훈련된 법의간호사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의료진의 실수로 법의학적 증거를 놓쳐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법의간호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할 홍보·제도적 지원 시급
이은주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 법의간호학과장(경북대 간호대학 교수)은 법의간호사가 활성화되려면 “간호계와 국민, 정부부처 및 정책입안자들에게 법의간호사에 대해 홍보하고, 법의간호사의 활동 무대를 넓혀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전문간호사제도를 도입하고, 법의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역할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간호대학 학부과정에 법의간호학 교과를 개설해 간호학생 때부터 법의간호사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법의간호학 석사과정을 늘려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자격증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시급하다.
채종민 교수는 "법의간호사가 활성화되면 성폭력 대책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병원에서 성폭력대응팀을 구축하고 법의간호사를 배치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하며, 성폭력 전담센터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재정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7년 11월, 성폭행을 당한 10세 여자아이가 `해바라기 아동센터'를 찾아왔다. 김지은 법의간호사는 피해 어린이의 부모에게 형사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경찰에 지원요청을 한 후 어린이와 면담을 시작했다.
우선 성폭력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신체검사를 통해 처녀막이 파열된 것을 확인했다. 외음부를 촬영한 사진을 증거자료로 남겨뒀다. 증거수집을 마친 후, 병원에 의뢰해 치료를 시작했다. 산부인과 치료, 인지행동치료, 놀이치료가 병행됐다. 정신의학팀에서 실시한 정신적 피해정도를 측정하는 심리검사와 면담, 신체검사 결과를 종합, 의견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소송이 시작되자 가해자인 이모부는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목욕 도중 일어난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김지은 법의간호사는 법정에 출두해 처녀막 손상의 원인을 법의학적으로 설명하고, 사건 이후 불안과 공포를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어린이의 심리상태에 대해 증언했다. 재판결과 피고는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국제법의간호사연합 결성
법의간호사는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 및 노인학대, 사망사건 등의 수사과정에 참여해 법의학적 증거와 증언을 수집하고, 피해자에게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이다. 피해자를 대신해 법정증언도 한다.
1970년대 캐나다의 법의검시관사무소에서 간호사가 검시업무에 참여한 데서 유래됐다.
1992년 결성된 국제법의간호사연합(IAFN·International Association of Forensic Nurses)에는 22개국 32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요 선진국에는 법의간호사제도가 보편화돼 있으며, 법의간호사 양성 교육과정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 법의간호사가 되려면 간호사로 임상경험이 1년 이상인 사람이 별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시험을 치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시카고일리노이대, 워싱턴대, 존스홉킨슨대 등 30여개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과정, 석·박사과정, 자격과정 등 여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학원 과정이 가장 많다.
자격증은 두 가지다. IAFN 법의간호사 자격증위원회가 주관하는 성인 성폭력 간호검사원(SANE-A·Sexual Assault Nurse Examiner-Adult) 자격과 미국 법적간호상담사연합(AALNC) 자격증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적간호상담사 자격(LNCC·Legal Nurse Consultant Certification)이 있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며,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국내 교육기관 한 곳 불과
국내에서 법의간호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2003년 개설된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의 법의간호학과가 유일하다. 2005년 첫 졸업생 3명이 나온 이래 모두 21명의 법의간호사가 배출됐다. 현재 16명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중 확실하게 전문성을 살려 활동하고 있는 법의간호사는 영남권역 해바라기 아동센터와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 근무하는 2명이다.
교육과정은 야간 5학기제로 인터넷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법의학 기초 △법과학 개론 △법의학 세미나 △형법 이해 △신원 확인 △법정신의학 △법의검시학 △수사학 △성폭력 및 아동학대 등이다. 관련분야 3년 이상의 근무 경력을 갖춘 간호사면 지원할 수 있다.
-활동영역 크게 늘어날 전망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2007년 수사기관에 신고 접수된 성폭력 피해건수는 1만5325건으로, 2003년 1만2511건에 비해 2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동성폭력은 642건에서 1081건으로 68.4% 증가했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성범죄뿐만 아니라 검시업무, 가정폭력 상담, 불량 청소년 선도, 학대 아동 및 노인 관리, 의료관련 법률문제 상담 등 법의간호사의 활동영역은 다양하다.
채종민 경북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칼에 찔리는 상해를 입으면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진단서를 받듯이, 성범죄에 대해서도 경찰과 병원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증거 확보, 피해 사정, 신체·정신적 치료를 제공하도록 훈련된 법의간호사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의료진의 실수로 법의학적 증거를 놓쳐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법의간호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할 홍보·제도적 지원 시급
이은주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 법의간호학과장(경북대 간호대학 교수)은 법의간호사가 활성화되려면 “간호계와 국민, 정부부처 및 정책입안자들에게 법의간호사에 대해 홍보하고, 법의간호사의 활동 무대를 넓혀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전문간호사제도를 도입하고, 법의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역할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간호대학 학부과정에 법의간호학 교과를 개설해 간호학생 때부터 법의간호사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법의간호학 석사과정을 늘려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자격증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시급하다.
채종민 교수는 "법의간호사가 활성화되면 성폭력 대책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병원에서 성폭력대응팀을 구축하고 법의간호사를 배치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하며, 성폭력 전담센터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재정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