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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8-20 오전 10:38:05

　탄탄한 짜임새를 갖춘 어떤 시나리오보다 더욱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다. 그렇지만 스포츠 선수에게 높은 몸값으로 감동을 주는 것은 스포츠 에이전시다.

　일에 대한 집착과 강한 승부욕, 뛰어난 수완과 매력적인 외모를 겸비한 스포츠 에이전시의 매니저 제리 맥과이어는 어느 날 문득 돈을 위해서라면 거짓과 위선을 서슴지 않는 비즈니스 풍토에 회의가 든다. 그래서 많은 수의 고객보다는 소수 정예의 고객에게 진실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내용의 제안서를 작성한다. 이를 계기로 출세가도를 달리던 그는 해고를 당한다.

　그 후 제리 맥과이어는 그의 제안에 유일하게 동의한 맑은 영혼의 소유자 도로시와 함께 자신의 회사를 차린다. 그는 선수들의 열기와 스타디움의 함성을 떠올리며 선수에 대한 인간적 관심과 좋은 게임에만 힘쓰고자 했던 스포츠 에이전트로서의 초심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그저 그런 흑인 미식축구 선수를 첫 고객으로 맞이해 그의 성공을 도울 뿐 아니라 그와 진정한 친구가 된다.

　〈제리 맥과이어〉를 보면서 우리가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던 벅찬 가슴과 환자를 내 몸같이 돌보겠다는 초심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간호사는 질병과의 한판 투쟁에서 처절한 몸놀림으로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을 더욱 영광스럽게 만들어줄 가슴 따뜻한 에이전트가 되어야 한다. 치료와 처방을 내리는 코치와 한 팀이 되어 그들이 마침내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환자 한 명 한 명을 가족처럼, 내 선수처럼 사랑해야 한다. 제리 맥과이어처럼.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한창이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영광의 기록과 신화의 주인공들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들을 내세워 자본주의의 스포츠 마케팅이 판치기보다는 각본 없는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더욱 돋보인 올림픽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오 진 아(인제대 간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