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싱in시네마-고객감동 간호의 레시피
오 진 아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5-07 오전 09:51:54

얼마전에 개봉한 영화 〈사랑의 레시피〉에서 캐서린 제타 존스(케이티 역)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정신상담이 필요할 정도의 완벽주의자인 요리사를 연기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원칙과 절대로 하지 않는 일들에 얽매어 새벽 4시 30분 기상과 함께 정해진 일과에 따라 빈틈없이 행동하는 주방장 케이트는 완벽한 그녀의 요리를 불평하는 손님을 야멸치게 내쫓기도 한다.
완벽주의는 일을 할 때에는 나무랄 데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너그럽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니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여간 불편한 성격이 아니다.
그런 케이티에게 불의의 사고로 엄마를 잃은 조카 조이와 시종일관 오페라를 불러대며 주방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부주방장 닉이 나타난다. 이모의 요리에 손도 안대는 조이에게는 정확한 레시피에 바탕을 둔 위압적인 고급요리가 아니라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피자와 스파게티가 필요했고, 주방을 시끌벅적한 이태리 시장처럼 만들어 놓는 닉에게는 주방 동료와 조이를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요리에는 전병인 필자는 미각을 흥분시키는 요리를 내놓는 사람은 존경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리도 간호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확한 간호기술이 중요하겠지만 결국은 우리가 만든 요리, 즉 간호를 맛있게 먹고 고객이 감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맛있는 간호에 관한 요리책이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가장 좋은 요리법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라는 극중 정신과 의사의 말처럼 자기 자신의 요리법으로 감동이 있는 간호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영화 〈사랑의 레시피〉는 맛있는 영화이다. 영화에서 알려주는 `사랑'의 레시피는 `설렘 약간, 두근거림 조금, 달콤함 듬뿍' 이라고 한다.
`간호'의 레시피에서 맨 마지막에 첨가해야 할 양념은 `따뜻한 가슴'이 아닐까? 달콤한 디저트 티라미수처럼 말이다.
오진아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