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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7-04-04 오전 10:34:52

　봄과 함께 더욱 활기차고 번화한 도심은 하염없이 소리들로 붐빈다. 그리고 소음 속의 도시인들은 적막해진다. 적막을 고취시키고 고요를 더 고요하게 하는 것, 그래서 인간을 외롭게 하는 것은 되레 소리이기 때문이다.

　명문대 출신 제임스는 외딴 항구도시의 청각장애인 학교에 부임한 후 학생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쳐서 모든 이에게 신임을 얻는다. 제임스는 아름답지만 고집스럽고 늘 불평불만에 가득 찬 이 학교 졸업생이자 청소부인 사라를 눈여겨본다. 어느 날 밤 학교 수영장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하던 사라를 향해 물 속에 뛰어든 제임스는 수중에서 침묵으로 교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동거가 시작되고 수화와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기어이 말을 가르치고 사라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제임스를 그녀는 떠나간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제임스를 잊지 못하는 사라는 제임스를 찾아오고 두 사람은 진정한 하나가 되자는 의미의 손짓을 나눈다.

　청각장애가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의사표현과 청취의 제한으로 청각장애우는 일상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 사회적 소외감을 더욱 쉽게 느낀다. 제임스는 수업 중에 팝송을 크게 틀어놓고 진동으로 리듬을 느껴보도록 시도하거나 학예회에서는 학생들에게 립싱크를 하면서 진동에 맞춰 춤을 추게 했다. 모든 청각장애우가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 `에블린 글레니'가 되지는 않더라도 청각을 제외한 온 몸의 감각으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느낄 수 있고 그들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많은 연인들이 봄과 함께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사랑은 소리로 전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처럼 손짓으로 소음 속에서는 느낄 수 없고 소리보다 더 평온한 인간의 속삭임을 나눌 수 있다. 간호는 소리가 아니라 손짓이어야 한다. 소리로 하는 간호가 아닌 손짓으로 환자의 아픔을 치유하는 간호가 돼야 할 것이다.

오진아 (제대 간호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