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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이유정   yjlee@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7-01-04 오전 09:15:36

2007년 정해년(丁亥年) 돼지띠의 새해가 밝았다. 돼지(亥)는 십이지의 마지막 열두 번째 동물이다. 오후 9～11시, 음력 10월, 북서북 방향에 해당된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는 속담에서부터 뚱뚱한 사람을 빗대어 표현하는 `뚱돼지' `꽃돼지' 등의 별명까지 돼지는 일상적으로 거론되는 친숙한 동물이다. 고사를 지낼 때 돼지머리를 상위에 올려놓고 만사형통하길 비는 풍습도 있다.

　띠 동물로서의 돼지는 양가성을 지녔다. 복의 근원이자 재물을 가져다주는 재신(財神)을 상징하지만 탐욕스럽고, 더럽고 우둔한 동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2000년 전부터 집안에서 돼지를 키워 고기와 지방을 얻었다. 우리 조상들은 돼지를 신성한 제물임과 동시에 사자의 뜻을 전하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생각해 길상의 징조로 여겼다.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돼지를 제물로 바쳤으며, 이같은 풍속은 고구려 때부터 오늘날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역사에는 고구려와 고려가 돼지의 도움을 얻어 도읍지를 발견하고 왕의 후손을 얻었다는 기록이 있다. 부여에는 돼지로 벼슬이름을 지은 `저가(猪加)'라는 관직이 있었다. 민속에서 돼지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이며,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을 상징한다. 돼지꿈은 길몽으로 해석되고, 장사꾼들은 정월의 첫 해일인 상해일에 문을 연다. 돼지그림을 부적처럼 거는 풍속도 이에 해당된다.

　긍정적 이미지에 반해 속담에서는 돼지를 탐욕, 지저분함, 어리석음, 게으름 등의 성격에 비유한다. 설화에서는 돼지가 지하국의 괴물로 등장하기도 한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성서 등에서는 돼지가 종교적 금기, 악마의 의도와 유혹 등으로 표현된다.

　돼지해에 출생한 사람은 먹을 복을 많이 가지고 태어나며 재물운이 많아 다복하게 산다고 알려져 있다. 순진하고 열정적이며, 인심이 후하고 대범한 사람이 많다. 마음이 곧고 실천적이라 무슨 일이든 잔꾀를 부리지 않고 정해진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성격이다. 낙천적이고 선량하지만 근성과 지구력이 강해 삶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그러나 융통성이 없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방향을 바꿀 줄 모르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돼지띠는 정치나 문화, 건축, 음악, 서비스업 등의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정해년은 붉은 돼지해이다. 오행에서 정(丁)이 불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사람들이 황금돼지해라 부르며 설왕설래하고 있다. 비록 상업적인 목적에서 나온 말이라 할지라도, 돼지처럼 다복한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만큼은 누구에게나 같을 것이다.

이유정 기자 yjlee@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