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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봉사 대장정 - 봉사대원들 뒷이야기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봉사 "이제부터 시작이야"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06-26 오전 09:11:16
지난 3일 제주서 시작된 하얀 천사들의 사랑 대장정이 20일 서울 입성을 끝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국민들에게 간호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충분했던 이번 대장정의 일등공신은 바로 간호사와 간호학생으로 구성된 26명의 봉사대원들. 이들은 여름 문턱을 넘어서는 6월, 쉴 틈 없이 계속된 20여일간의 강행군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방방곡곡에 사랑 담은 간호를 실천했다.
대장정 해단식이 열린 21일 용인 KNA연수원. 봉사대원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귀가하기 위해 터미널행 버스에 올라타는데도 짐짓 늑장을 부리는 모습들이었다.
"이제 집에 가는데 신나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원들은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난다"며 "또 어디론가 가서 시민에게 건강달력을 나눠주고, 장애아들과 놀아줘야 할 것만 같다"고 아쉬움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그러더니 이내 서로 붉어진 눈시울을 어루만져 준다. 그간의 일정을 통해 어느새 대원들은 `봉사 중독증'에 걸린 한 가족이 돼 있었다.
"사랑을 주자는 구호를 열심히 외치고 다녔지만 정작 사랑을 받은 사람은 저희들이 아닌가 싶어요. 장애아들의 구김 없는 미소 속에서, 길거리 시민들의 관심 어린 눈빛 속에서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해단식에서 대장정을 마치는 소감을 발표한 민호경 간호사는 이 말로 좌중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민 간호사는 "진정한 사랑을 배우고 대상자를 옹호하는 간호사의 역할을 바로 깨닫게 된 귀중한 소득에 비하면 그간의 고생은 작은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체험과 배움, 인연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장애아동과 무의탁 노인 시설 등에서 간호봉사를 하며 많은 일깨움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성희영 간호사는 "처음 중증장애아들에게 밥을 먹여줄 때 삼키는 것보다 게워내는 게 더 많아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장애아들의 식사보조를 하면서 차츰 그만의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음으로 먹여주기'였다.
"그저 몸으로만 장애인들을 대하면 그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 같아요. 진심어린 애정이 담긴 봉사자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장애아동 시설에서 동갑내기를 돌봤다는 윤정아 간호사는 "어린애인 줄만 알고 대했는데 알고 보니 태어나자마자 이곳에 보내져 올해로 나와 같은 27세가 됐더라"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삶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간호사는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땐 꼭 비장애인의 모습으로 태어나야 해…"라고 말해주고 그 `친구'와 작별을 했다.
봉사단 막내이자 대장정 `마스코트'로 통했던 오은경 학생은 거동 불편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목욕을 시켜드리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울컥했다고 한다. "어르신들께서 `고마워, 고마워…'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데 저까지 울면 안될 것 같아서 꾹 참느라 혼났어요. 함께 더 있어드리고 싶어도 시간이 다돼 그분들을 등지고 돌아서야만 했을 때 발걸음이 어찌나 무겁던지…."
17개 지역을 순회하며 비가 오는 날에도,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도 대원들은 꿋꿋이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대원들 서로가 위로하고 감싸주면서 기운을 차렸으며 그 과정 속에서 대원들간의 돈독한 우정의 꽃이 흐뭇하게 피어났다.
최혜진 간호사는 "지친 표정의 대원에게 힘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주고, 마니또 게임으로 서로를 격려하다보니 어느새 진한 우정이 쌓였다"면서 "퉁퉁 부은 다리와 근육이 뭉친 어깨를 정성스레 안마해주고 파스를 붙여준 동료 대원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헤어지기 전 단체사진을 프린트한 롤링 페이퍼에 못다 나눈 우정을 글로 적어 나눠가졌다.
봉사단의 맏언니로 대원들의 정신적 지주가 돼온 이영애 간호사(57)는 "강원도에서 노인간호봉사단 활동을 쭉 해온 경험을 밑바탕 삼아 어린 대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봉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봉사단에 모범을 보여온 이 간호사는 "첫날부터 잠겨있던 목소리가 해단할 때까지 나아지진 않았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했기에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대장정 기간중 생일을 맞은 간호사도 3명이나 됐다. 오경헌, 민호경, 이혜경 간호사가 그들. 봉사단은 집밖에서 생일을 맞은 이들을 위해 카스타드에 요플레를 얹은 미니케이크로 조촐한 파티를 열어줬다. 생일자들은 "미역국은 못 먹었어도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생일로 기억될 것"이라며 "대원들의 축하메시지가 담긴 비디오를 선물로 받았을 땐 눈물이 핑 돌았다"고 털어놨다.
대원들은 거리와 광장에 나가 건강달력을 배포하며 `스스로 돌보는 건강한 삶'의 마인드를 많은 사
국민들에게 간호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충분했던 이번 대장정의 일등공신은 바로 간호사와 간호학생으로 구성된 26명의 봉사대원들. 이들은 여름 문턱을 넘어서는 6월, 쉴 틈 없이 계속된 20여일간의 강행군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방방곡곡에 사랑 담은 간호를 실천했다.
대장정 해단식이 열린 21일 용인 KNA연수원. 봉사대원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귀가하기 위해 터미널행 버스에 올라타는데도 짐짓 늑장을 부리는 모습들이었다.
"이제 집에 가는데 신나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원들은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난다"며 "또 어디론가 가서 시민에게 건강달력을 나눠주고, 장애아들과 놀아줘야 할 것만 같다"고 아쉬움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그러더니 이내 서로 붉어진 눈시울을 어루만져 준다. 그간의 일정을 통해 어느새 대원들은 `봉사 중독증'에 걸린 한 가족이 돼 있었다.
"사랑을 주자는 구호를 열심히 외치고 다녔지만 정작 사랑을 받은 사람은 저희들이 아닌가 싶어요. 장애아들의 구김 없는 미소 속에서, 길거리 시민들의 관심 어린 눈빛 속에서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해단식에서 대장정을 마치는 소감을 발표한 민호경 간호사는 이 말로 좌중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민 간호사는 "진정한 사랑을 배우고 대상자를 옹호하는 간호사의 역할을 바로 깨닫게 된 귀중한 소득에 비하면 그간의 고생은 작은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체험과 배움, 인연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장애아동과 무의탁 노인 시설 등에서 간호봉사를 하며 많은 일깨움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성희영 간호사는 "처음 중증장애아들에게 밥을 먹여줄 때 삼키는 것보다 게워내는 게 더 많아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장애아들의 식사보조를 하면서 차츰 그만의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음으로 먹여주기'였다.
"그저 몸으로만 장애인들을 대하면 그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 같아요. 진심어린 애정이 담긴 봉사자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장애아동 시설에서 동갑내기를 돌봤다는 윤정아 간호사는 "어린애인 줄만 알고 대했는데 알고 보니 태어나자마자 이곳에 보내져 올해로 나와 같은 27세가 됐더라"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삶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간호사는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땐 꼭 비장애인의 모습으로 태어나야 해…"라고 말해주고 그 `친구'와 작별을 했다.
봉사단 막내이자 대장정 `마스코트'로 통했던 오은경 학생은 거동 불편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목욕을 시켜드리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울컥했다고 한다. "어르신들께서 `고마워, 고마워…'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데 저까지 울면 안될 것 같아서 꾹 참느라 혼났어요. 함께 더 있어드리고 싶어도 시간이 다돼 그분들을 등지고 돌아서야만 했을 때 발걸음이 어찌나 무겁던지…."
17개 지역을 순회하며 비가 오는 날에도,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도 대원들은 꿋꿋이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대원들 서로가 위로하고 감싸주면서 기운을 차렸으며 그 과정 속에서 대원들간의 돈독한 우정의 꽃이 흐뭇하게 피어났다.
최혜진 간호사는 "지친 표정의 대원에게 힘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주고, 마니또 게임으로 서로를 격려하다보니 어느새 진한 우정이 쌓였다"면서 "퉁퉁 부은 다리와 근육이 뭉친 어깨를 정성스레 안마해주고 파스를 붙여준 동료 대원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헤어지기 전 단체사진을 프린트한 롤링 페이퍼에 못다 나눈 우정을 글로 적어 나눠가졌다.
봉사단의 맏언니로 대원들의 정신적 지주가 돼온 이영애 간호사(57)는 "강원도에서 노인간호봉사단 활동을 쭉 해온 경험을 밑바탕 삼아 어린 대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봉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봉사단에 모범을 보여온 이 간호사는 "첫날부터 잠겨있던 목소리가 해단할 때까지 나아지진 않았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했기에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대장정 기간중 생일을 맞은 간호사도 3명이나 됐다. 오경헌, 민호경, 이혜경 간호사가 그들. 봉사단은 집밖에서 생일을 맞은 이들을 위해 카스타드에 요플레를 얹은 미니케이크로 조촐한 파티를 열어줬다. 생일자들은 "미역국은 못 먹었어도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생일로 기억될 것"이라며 "대원들의 축하메시지가 담긴 비디오를 선물로 받았을 땐 눈물이 핑 돌았다"고 털어놨다.
대원들은 거리와 광장에 나가 건강달력을 배포하며 `스스로 돌보는 건강한 삶'의 마인드를 많은 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