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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2-07-04 오전 09:26:12

세계인의 대축제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역대 가장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으며 폐막됐다.
　
숱한 이변과 기적을 연출하며 지구촌 곳곳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4강 진출이라는 꿈의 위업을 달성하며 세계에 우뚝 섰다. 또한 성숙된 응원문화를 과시해 한국인의 저력을 만방에 떨칠 수 있었다.

　이같은 자랑스런 성과를 거둔 월드컵 잔치를 더욱 빛나게 만든 데는 대회 기간 내내 선수 및 관중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 의무지원팀의 숨은 공이 컸다.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지정한 전국 14개 지정병원의 간호사와 의사로 구성된 의무지원팀은 월드컵 경기가 열린 10개 도시 경기장에 파견돼 응급상황 발생시 신속히 대처했다. 월드컵 국제미디어센터, 월드컵 본부 호텔, 대규모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지는 곳의 건강도 간호사가 지켰다.

　지정병원은 △서울-연대 세브란스병원 △부산-부산대병원 △대구-계명대 동산의료원, 경북대병원 △인천-인하대병원, 가천의대 길병원 △광주-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 △대전-건양대병원, 충남대병원 △울산-울산대병원 △수원-아주대병원 △전주-전북대병원 △제주-서귀포의료원 등이다.

　간호사들은 선수·임원진료실, 관중진료실 등에 배치돼 각국 선수단, 심판진, 보도진, 운영요원과 일반관중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월드컵 경기에 임하도록 도왔다. 진료실에는 시차 부적응으로 인해 두통을 호소하는 외국인, 경기에 심하게 몰입한 탓에 어지러움 등을 느끼거나 뜨거운 땡볕아래 탈진한 관중들, 소화불량이나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사람들 등이 주로 찾아왔다.

　월드컵 개막전과 한국-독일의 준결승전이 열린 서울 상암경기장을 지킨 김태희 연대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는 "6만이 넘는 관중이 운집한 4강전에서는 응원 열기가 극도로 고조돼 경기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면서 "다른 경기때보다 두통이나 가벼운 외상으로 진료실을 찾는 사람이 2배 가량 많았지만 큰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돼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번의 경기에 파견됐던 전남대병원 민애진 간호사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지만 관중들이 질서를 잘 지키는 등 성숙한 자세를 보여준 덕분에 재해발생은 없었다"면서 "동료 간호사들 모두가 월드컵에 작은 보탬이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즐겁게 일했다"고 말했다.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지킨 건양대병원 신미숙 간호사는 "강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은 격한 몸싸움으로 코뼈가 부러지고 발목이 접질려 쓰러지면서도 들것을 물리치고 끝까지 뛰더라"면서 "선수들의 투혼과 국민의 하나된 마음이 4강 신화를 일군 것 같다"고 말했다.

　의무지원에 나선 간호사들은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기쁘고 자랑스러워졌다"면서 "평생 가슴에 남을 아름다운 추억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