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건강검진 수검률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검진 결과에서 이상소견을 받은 국민의 비중 역시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발간한 ‘2024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은 전 연령대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으나 생활습관병과 만성질환 위험군 역시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반건강검진 수검자 가운데 ‘정상’ 판정을 받은 비율보다 ‘정상 경계’ 또는 ‘질환 의심’ 판정을 받은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식습관·운동·음주·흡연 등 생활습관 개선과 지속적인 추적관리가 요구되는 국민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의미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상소견 비율은 뚜렷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장년층에서는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의심 판정 비율이 높았고, 이미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유질환자’ 비중도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암검진 결과 역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수치로 보여준다. 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주요 암검진에서 ‘정밀검사 필요’ 또는 ‘추적검사 요망’ 판정을 받은 사례가 꾸준히 확인됐다. 이는 국가 암검진이 무증상 단계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대장암 검진의 경우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비율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으며, 이후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나 추가 관리가 필요한 사례가 다수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검진을 통한 조기 개입이 향후 중증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영유아건강검진에서도 데이터는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낸다. 대부분의 영유아는 정상 발달 범주에 속했지만, 발달 평가에서 ‘추적관찰’이나 ‘정밀평가 필요’ 판정을 받은 비율도 일정 부분 존재했다. 이는 조기 개입을 통한 발달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건보공단은 이번 통계연보를 통해 “높은 수검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검진 이후의 관리”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통계는 검진을 통해 이상소견을 발견하고도 사후 관리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건강검진 데이터는 국민 건강의 경고등 역할을 한다”며 “수검률 제고를 넘어 이상소견자에 대한 체계적인 사후관리와 지역사회 연계가 향후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