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여성폭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관련 정책의 기초가 될 종합 데이터가 공개됐다. 특히 이번 통계에는 전·현직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 현황이 처음으로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제15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개최하고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작성되는 ‘2025년 여성폭력통계’를 보고·발표했다. 2022년 첫 공표 이후 두 번째로 발표된 이번 통계는 성폭력, 가정폭력은 물론 스토킹과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영역의 실태조사와 행정 통계를 집대성했다.
이번 통계의 가장 큰 특징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범죄 유형을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성평등가족부는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세분화해 전·현 배우자(사실혼 포함) 및 전·현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 치사, 폭력 현황을 최초로 집계했다. 이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교제폭력 범죄 동향을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2021년 10월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을 계기로 관련 통계 생산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스토킹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도 이번 통계에 새롭게 수록됐다.
‘2025년 여성폭력통계’는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분류돼 총 169종의 지표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피해 실태와 범죄 입건 현황을 다룬 여성폭력 발생(65종), 피해자의 특성과 대응 및 인식을 조사한 여성폭력 피해(32종), 예산 및 지원 기관과 종사자 현황을 포함한 피해자 보호·지원(45종), 그리고 재판 전 단계 처분부터 법원 선고 결과까지를 아우르는 범죄자 처분(27종)으로 구성돼 여성폭력 관련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발표를 위해 보건복지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여성폭력통계협의회’를 구성, 통계 수집과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28개 늘어난 총 169종의 지표를 확보함으로써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보다 정교한 정책 수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기초자료는 실효성 있는 피해자 지원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통계가 여성폭력의 실태를 명확히 이해하는 지표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국민의 관심과 수요에 부응하는 통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 전문은 성평등가족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