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환자 피부에 문신을 새기지 않고도 암세포를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표면유도방사선치료(SGRT)’ 시스템을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정확한 조사 위치를 잡기 위해 환자의 피부에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선을 긋거나 문신을 새겨야 했다. 환자들은 치료 기간 내내 표식을 유지하기 위해 샤워나 목욕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겉으로 드러나는 문신 때문에 심리적인 위축을 겪는 등 생활 전반에 큰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에 도입된 SGRT 기술은 이러한 환자들의 고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천장에 설치된 고성능 특수 3D 카메라가 환자의 신체 표면을 실시간으로 스캔해 치료 위치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0.1mm 단위의 미세한 오차까지 감지할 수 있어, 환자가 호흡하거나 몸을 움직일 경우 즉시 이를 인지해 정밀한 치료를 돕는다.
특히 SGRT는 호흡에 따라 병변의 위치가 변하는 폐암, 간암, 두경부암은 물론 심장 보호가 필수적인 좌측 유방암 치료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사선종양학과 윤원섭 교수는 “방사선치료는 아주 작은 오차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SGRT는 환자의 움직임을 실시간 보정해 표적 부위에만 방사선을 정확히 전달하는 환자 친화적 첨단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서동훈 병원장은 “SGRT 도입으로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과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며 “내년 초 고정밀 방사선치료 장비를 추가로 도입해 암 치료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려대 안산병원은 현재 트루빔 STx와 바이탈빔 등 최첨단 선형가속기 2기를 운용 중이며, 지역 내 암 치료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조만간 누적 신규 환자 수 1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