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코로나19 감염 후 환자들이 겪는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등 ‘인지장애(Brain Fog)’의 과학적 원인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내고,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 신경 보호 효과를 보여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코로나19 후유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S1)이 뇌에 직접 도달해 인지 기능을 저해하는 명확한 두 가지 기전을 규명했다. 첫째, S1 단백질은 신경세포 간 시냅스 기능을 직접적으로 방해하고, 특히 기억 및 학습에 필수적인 NMDA 수용체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시킨다. 둘째, S1 단백질은 치매 및 파킨슨병과 관련 있는 타우(Tau) 및 알파 시누클레인(Alpha-synuclein)과 같은 독성 단백질의 축적을 증가시켜 인지 저하를 유발한다.
동물 모델에 S1 단백질을 투여한 결과 학습 및 기억 능력 감소와 불안 행동 증가 등 인지 저하와 유사한 증상이 관찰됐다. 장기적으로는 뇌의 주요 학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신경세포 수 감소와 퇴행성 뇌 질환 병리 단백질 축적이 확인됐다. 이는 코로나19 후유증이 장기적인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인지장애 유발 기전이 현재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에 의해 억제될 수 있음을 확인해 주목을 받고 있다.
메트포르민을 함께 처리한 실험군에서는 신경세포 기능이 회복되고, 코로나19 단백질에 의해 증가했던 독성단백질 축적이 유의하게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를 주도한 고영호 박사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질병청 임승관 청장은 “장기간 증상을 겪는 환자에 대한 과학적 근거 기반 연구와 정책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2022년 8월부터 관련 조사연구 사업 및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