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고로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70대 중증 외상 환자가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과 최첨단 ‘하이브리드 응급 수술’ 덕분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하며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 사례는 중증 외상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외상센터의 전문 시스템이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 10월 8일 명절 연휴 기간 중 김포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서모(72·여) 씨는 심각한 부상으로 의식을 잃은 채 인천권역외상센터인 가천대 길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외상센터에 도착했을 때 서 씨는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극히 낮은 ‘쇼크 상태’였다. 목, 허리, 쇄골, 손목, 다리 등 다발성 골절은 물론, 치명적인 흉부 대동맥 손상과 복강 내 대량 출혈이 확인돼 환자의 소생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위급 상황이었다.
외상외과 김영민 교수, 이길재 교수 등 의료진은 환자 도착 즉시 대량 수혈과 초기 소생술을 시행하며 출혈을 멈추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동시에 영상의학과 인터벤션팀 박수영 교수가 긴급 투입돼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수술에 돌입했다.
박수영 교수팀은 혈관색전술로 복부 출혈 부위를 막고, 흉부 대동맥 스텐트 삽입술로 대동맥 손상 부위를 차단했다. 이와 동시에 김영민 교수 등 외상외과 팀은 개복술을 시행해 복강 내 혈액을 제거하고 소장 파열 부위 3곳을 성공적으로 조치했다. 심각한 저혈압 상태였던 환자를 위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수술만을 먼저 시행하는 ‘손상통제술’을 적용한 후 집중치료실로 옮겼다.
다음날에도 추가 검사를 통해 복강 대동맥 손상이 재확인되자 박수영 교수팀은 또다시 혈관색전술과 복부 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며 환자의 생명을 지켜냈다. 이후 정형외과 수술 등 후속 치료가 차례로 이어졌다.
서 씨는 보름 넘게 집중치료실에서 기적적으로 소생했으며, 입원 한 달여 만인 지난달 13일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다.
서 씨는 “정신을 잃고 헤매고 있었을 때 저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의료진들이 밤낮없이 고생하시고 포기하지 않고 살려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의료진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외상외과 김영민 교수는 “고령에 손상이 심해 회복이 쉽지 않은 경우였으나, 외상센터와 같이 전문 인력과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며 “이런 분들을 살려낼 때 외상외과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4년 전국 최초로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됐으며, 24시간 365일 전문의가 상주하고, 중증외상 환자 도착 즉시 검사, 수술, 시술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장은 “인천권역외상센터는 시민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최전선의 의료기관”이라며 “우수한 시스템과 체계를 바탕으로 예방가능한 사망률을 낮추고자 모든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