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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과 뇌기능회복률이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일반인의 심폐소생술(CPR) 시행 여부가 환자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은 9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공동 개최한 ‘제14차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급성심장정지 발생 현황 및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의 주요 개정 사항을 공개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총 3만3034건으로, 인구 10만 명당 64.7명 수준이다. 발생 특징을 보면 남자(64.3%)가 여자(35.6%)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7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52.9%를 차지해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발생 원인의 대다수(76.7%)는 질병에 의한 것이었으며, 특히 심장 자체의 기능부전에 의한 심인성 원인이 전체 원인의 71.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장소별로는 공공장소(18.1%)보다 비공공장소(63.8%)에서의 발생이 현저히 높았으며, 그중에서도 가정 내 발생이 44.8%로 가장 높게 나타나 생활 공간에서의 초기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희망적인 소식은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9.2%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하며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뇌기능회복률 역시 6.3%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이러한 생존율 상승의 배경에는 일반인의 적극적인 초기 대응이 결정적이었음이 확인됐다. 현재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비율은 30.3%에 그쳤지만, CPR을 시행했을 때의 생존율은 14.4%, 뇌기능 회복률은 11.4%로 집계됐다. 이는 CPR을 미시행했을 때의 생존율(6.1%) 및 뇌기능 회복률(3.5%)과 비교할 때 생존율은 2.4배, 뇌기능 회복률은 무려 3.3배 더 높은 수치다. 이 결과는 최초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얼마나 빨리 시행하는지가 환자의 생존과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보여줬다.
질병청과 심폐소생협회는 5년 주기로 개정하는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개정은 시행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새롭게 개정된 심폐소생술(CPR) 지침은 가슴압박 자세의 안정성과 교육의 질 향상, 그리고 익수 환자에 대한 예외적 접근법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가슴압박 시 구조자의 주된(편한) 손이 아래로 향하도록 권장해 더욱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압박을 유도하며, CPR 교육에서는 실습을 동반하고 올바른 압박 깊이와 손 위치를 피드백해 주는 장치를 활용하여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또한 심장정지 환자에게는 가슴압박을 우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물에 빠진 익수 환자의 경우 교육을 받은 구조자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인공호흡부터 먼저 시작할 것을 새롭게 권고하는 변화가 포함됐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알리고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과 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으며,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구급대 전문 처치 역량과 구급지도의사 의료지도 체계를 강화해 중증응급환자의 전문처치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