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삽입했던 인공수정체 탈구 사례가 늘어나면서 환자의 시력을 보존하고 재수술 부담을 줄이는 최신 무봉합 공막고정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존 렌즈를 재사용할 수 있는 ‘카나브라바(Canabrava) 무봉합 공막고정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백내장 수술 건수는 2016년 47만 건에서 2021년 78만 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수술 건수가 늘어난 배경에는 노안 시력 교정 효과를 내세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의 유행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백내장 수술 후 6~12년이 지난 환자 중 0.5~3%에서 인공수정체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탈구’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부산백병원 안과 김동근 교수<사진>는 “수술 자체가 많아졌기 때문에 비율은 낮아도 실제 탈구 건수는 적지 않다”며 “최근의 수술 증가 추세와 탈구 발생 평균 시기를 고려하면 2023년부터 2033년 사이에 다초점 인공수정체 탈구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 부산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10년 전 다초점 렌즈를 삽입했으나 5년 후 인공수정체 탈구로 인해 잦은 재수술을 겪다가 결국 대학병원에서 기존 렌즈를 제거하고 단초점 렌즈로 교체하는 '야마네 무봉합 공막고정술'을 시행했다.
인공수정체 탈구 교정술의 표준은 2017년 개발된 ‘야마네(Yamane) 무봉합 공막고정술’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탈구된 기존 인공수정체를 재사용하기 어려워 제거하고 새로운 단초점 렌즈를 삽입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0년 발표된 ‘카나브라바(Canabrava) 무봉합 공막고정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술기는 다양한 인공수정체에 적용할 수 있으며, 기존에 삽입된 다초점 렌즈를 제거하지 않고 재고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A씨 역시 왼쪽 눈에 탈구가 발생했을 때, 기존 다초점 렌즈의 장점을 유지하기 위해 카나브라바 방식으로 재고정술을 시행하여 현재까지 원거리 및 근거리 시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카나브라바 방식은 수술 후 난시 등의 굴절 오차가 야마네 방식에 비해 적어 다초점 및 난시교정 인공수정체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부산백병원은 지난 11월 기준 무봉합 공막고정술 500례 이상을 시행했으며, 그중 카나브라바 방식이 약 250례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최다 건수를 기록하며 전국적으로도 선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김동근 교수는 “부산백병원에서 카나브라바 방식을 시행한 환자 중 약 15%가 기존 인공수정체를 재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는 야마네 방식의 재사용 비율 1.4%와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존 렌즈를 제거하지 않고 재고정하는 방식은 다초점 렌즈의 시력 장점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렌즈 제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막 손상 등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올해 11월 대한안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카나브라바 방식이 야마네 방식보다 난시 유발 및 인공수정체 홍채 끼임 등의 합병증 발생이 더 적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학계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