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호흡 장애가 심할수록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사람은 수면무호흡이 없는 사람보다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이 약 2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면무호흡 치료가 뇌혈관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추진하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안산 코호트를 통해 고려대학교 김난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노화 심층조사사업 참여자 중 중장년층 1441명을 8년 동안 장기 추적하며 수면무호흡의 중증도가 뇌 미세출혈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멈추거나 약해지는 현상으로 시간당 호흡장애 횟수에 따라 경증(5~14회), 중등도(15~29회), 중증(30회 이상)으로 분류된다. 뇌 미세출혈은 뇌 속 작은 혈관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출혈로 뇌졸중(특히 뇌출혈) 및 혈관성 치매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는 수면무호흡의 중증도에 따라 뇌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면무호흡이 없는 사람에 비해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이 약 2배 증가했다.
경증 수면무호흡증에서는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결과가 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과 연관된 유전자(APOE ε4) 보유 여부와는 상관없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면무호흡증 자체가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 요인임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진은 “수면 중 심한 코골이나 숨이 잠시 멈추는 현상, 낮 동안 과도한 졸림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고대 의대 신 철 명예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8년간의 장기 추적을 통해 수면무호흡이 뇌혈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및 인과적 해석을 보여준 의미있는 결과”라며 “수면무호흡이 뇌졸중 치료 전략의 중요한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지난 10월 28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