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양재원 교수(내과학교실/신장) 연구팀이 환자의 수면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의 단계별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복잡한 신장 질환 예측에 비침습적인 수면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획기적인 성과다.
이번 연구는 양재원 교수와 오르트나산 에르덴바야르 교수(연세대 미래캠 AI반도체학부)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그 결과가 지난달 17일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Nature>의 자매지 <npj Digital Medicine>(IF: 15.1)에 게재되며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PSG) 표현형을 활용해 CKD의 자동 선별 및 중증도 분류를 위한 앙상블 학습(Ensemble Learning) 접근법을 제시했다. 앙상블 학습은 여러 개의 AI 모델(랜덤 포레스트, XGBoost 등)을 결합해 단일 모델보다 정확도를 높이는 기법이다.
연구는 358명의 CKD 환자(진행성 179명, 초기 179명)의 PSG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최종적으로 호흡, 수면 단계, 움직임, 심혈관적 특징을 포함하는 총 1,210개의 수면 관련 변수를 학습시켰다.
분석 결과 AI는 CKD 5단계에서 89%를 초과하는 높은 AUC(Area Under the Curve)로 다중 클래스 분류 성능을 달성했다. 이는 수면 데이터만으로도 말기 신부전 단계에 대한 예측이 매우 정확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특히 산소 포화도 장애, 수면 구조 이상, 심박 변이도 장애가 CKD 중증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규명하며, 수면 장애가 신장 기능 악화의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다원검사 결과 분석을 통해 조기 만성콩팥병 발견 및 위험성 예측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실질적인 임상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양재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의료데이터 융합연구를 통해 새로운 가설을 발표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의료 빅데이터 연구의 좋은 모델이 되어 환자의 비침습적 진단 및 예측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현재 원주연세의료원의 의료정보실장으로서 차세대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이끄는 등 의료데이터 고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