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은 암 조직의 완전 절제다. 그러나 난소암은 증상 없이 복막을 따라 빠르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수술 전 복강 내 암 확산 범위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의료진의 고민이 깊었다.
이런 가운데 수술 전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질 초음파 검사만으로 수술 난이도와 복강 내 암 확산 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난소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초음파로 복강 내 종양 확산 정도를 정확히 파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편승연<사진>·이종민 교수 연구팀은 기존 CT나 MRI 검사로는 놓치기 쉬웠던 작은 복막 전이를 보완하기 위해 접근성이 높은 질 초음파 검사의 효용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난소암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공동 연구를 진행했으며, 질 또는 직장 초음파 영상에서 보이는 종양의 확산 형태(파종 형태)를 수술 중 평가하는 복막암 지수(PCI) 및 예측 지표(Fagotti 점수)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초음파상 파종 정도가 심할수록 실제 복강 내 암 확산 정도를 나타내는 PCI와 Fagotti 점수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즉, 초음파에서 보이는 암의 파종 모습이 실제 배 안에 암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정확히 반영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맞춤형 수술 전략 수립과 생존율 향상 기대
이번 연구는 난소암 수술 전 환자의 수술 난이도와 장 절제 필요성을 CT나 MRI 같은 복잡한 영상 검사 없이도 간단한 질 초음파(Transvaginal Ultrasound)를 이용해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영상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접근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적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환자별 최적의 맞춤형 수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초음파상 암 파종이 있는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장 절제율이 약 2배 높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전 다학제 협진의 필요성 등을 미리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예측 지표를 제시했다.
편승연 교수는 “질 초음파 영상만으로 수술 난이도 예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정밀 초음파 진단이 난소암의 핵심인 완전 절제율과 치료 성적을 높이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대규모 후속 연구와 표준화된 초음파 판독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종양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2025년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