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우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연구 모델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머지않아 스마트폰 속 인공지능(AI) 모델과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건강 이상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고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주도한 다기관 공동 연구팀이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스마트 기기만으로 가능한 미래형 건강관리 서비스의 핵심 기반 기술을 공개하며 의료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우근 교수는 지난 14일 열린 ‘IN SILICO에서 환자로’ 심포지엄에서 이번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3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주관)을 비롯해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서울아산병원,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인천대학교가 참여한 다기관 컨소시엄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반 기술은 ‘피지컬 AI’로 분석된 생체 기반 건강 신호를 LLM(대규모 언어 모델)과 결합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스마트 기기만으로 대화형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별도의 장비 없이 맥박 측정, 발음 이상 감지 등 다양한 기능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광혈류 기반 생체 신호 측정 센서 기술부터 전자의무기록(EHR), MRI 영상 등 의료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멀티모달 뇌혈관 질환 예측 모델까지 포함하여 향후 의료기기 적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었다.
이번 기술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기존 LLM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제로화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기반 기술에 포함된 정제된 데이터 관리 모델을 통해 300여 회에 달하는 반복 평가에도 환각 현상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의료 분야 AI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서우근 교수는 “이번 연구의 철학은 ‘Care me at home’”이라며 “최신 AI 기술이 환자들의 실제 일상에 적용될 해답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환자 및 소비자 그룹을 핵심 파트너로 참여시켜 이들의 의견을 설계와 검증 파이프라인 전 과정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을 확보했다. 이로써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고 실질적인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서 교수는 “고려대 안산병원, 한양대 구리병원의 임상 데이터, 서울아산병원의 윤리·법적 자문(ELSI), 인천대의 AI 모델링 등 각 기관의 전문성이 모여 기술의 정밀도와 실제 적용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다기관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해 현재 국내 특허 1건 등록을 완료했으며, 의료 환경 및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