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이 의학 발전과 학생 교육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숭고한 ‘참사랑’ 정신을 기리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지난 7일 천주교 용인공원묘원 내 참사랑묘역에서 거행된 이번 위령미사에는 해부학교실 교직원, 학생, 유가족 등 약 1700여 명이 참석해 생명 존중의 가치를 함께 되새겼다.
가톨릭대 의과대학은 매년 위령성월(11월)에 시신 기증자들과 유가족들의 깊은 사랑과 헌신을 기억하고 생명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대학 측은 지난 1997년 경기도 용인에 참사랑묘역을 조성해 현재까지 총 5682위의 기증자 유골을 안치하고 있다. 묘역은 봉안담과 잔디광장 등으로 조성되어 유가족들이 경건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참배할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다.
이날 미사는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장 겸 국제술기교육센터장 김인범 교수의 헌화로 시작되었으며,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교목실장 김우진 신부의 주례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위령미사에서는 참사랑 묘역 증축에 따른 축복식이 함께 진행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기존 5760위 규모였던 묘역은 1,48위가 추가된 총 7608위 규모로 확장돼 새롭게 단장했다. 의대 측은 이번 증축이 생명 나눔을 실천한 기증자들이 더 오래도록 존중받고 기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미 깊은 발걸음이라고 밝혔다.
학생 대표로 감사를 표한 의예과 2학년 유주영 학생은 “해부학 실습을 통해 책으로는 배울 수 없었던 생명의 무게와 존엄을 온몸으로 느꼈다”며 기증자들을 "침묵 속에서 가르침을 주신 첫 스승님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학생은 기증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며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의사로 성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우영 해부학교실 주임교수는 “시신 기증은 단순한 의학 교육의 출발점이 아니라, 인류를 향한 헌신과 사랑의 표현”이라며 “새롭게 안장된 341분을 포함해 기증자 한 분 한 분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진심으로 연구와 교육에 임하고, 의학 발전과 인류 건강 증진을 위해 정성을 다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성의교정 교목실장 김우진 신부는 “기증자들의 결단과 가족들의 수용이 생명력을 전해주고 있다”며 “기증자들의 숭고한 사랑이 모여 참사랑묘역이 거룩한 공간이 됐고 하느님의 구원 의지가 기증자를 통해 드러나게 하셨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