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만지면 늘 간호가 떠오릅니다.
간호는 결국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백석문화대학교 화훼플로리스트과 졸업을 앞둔 변성원 교수(안산대학교 간호학과)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간호사로 일하다가 식물과 향기에 매료되어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했고, 에센셜 오일을 넘어 ‘식물 그 자체를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화훼플로리스트의 길은 어느새 그의 삶을 새롭게 이끄는 또 하나의 여정이 됐다.
독일에서의 도전, 그리고 ‘나’를 마주한 시간
변 교수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독일 플로리스트 연수 과정이었다.
출국 전에는 “이제 꽤 전문가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현지에서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언어의 장벽, 문화의 차이, 낯선 교육 환경 속에서 그는 ‘무지한 자신’과 마주해야 했다.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요. 하지만 결국 그 시간을 견디며 스스로를 새롭게 보게 되었죠. 상담에서 말하는 ‘직면하기’처럼, 내 안의 약함을 마주한 시간이었어요.”
그는 그 시기를 “힘들지만 감사한 성장의 시간”으로 기억한다.
귀국 후에는 신안국제꽃장식대회를 준비하며 독일에서 느꼈던 부족함을 작품으로 승화시켰고, 졸업 전시를 준비하는 지금은 그 경험을 간호의 돌봄 가치와 함께 꽃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꽃을 통해 회복을 이야기하다
“나는 간호사입니다. 간호사인 내가 참 좋고, 그런 나를 사랑합니다.”
변 교수는 간호사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는 병원의 구조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자주 등장한다. 관람객들이 병원을 아픈 기억의 공간으로 이야기할 때, 그는 병원을 ‘회복의 공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환자의 곁에는 언제나 간호사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통증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회복의 에너지를 흘려보내는 사람들입니다.”
꽃과 식물처럼 생명의 에너지를 품고, 환자의 회복을 위해 자신의 힘을 기꺼이 내어주는 존재.
그는 간호사를 그렇게 정의한다.
간호는 사랑이다
꽃을 통해 다시 만난 간호의 본질은 결국 ‘사랑’이었다.
아로마의 향기, 꽃의 생명, 그리고 간호의 손길은 모두 회복을 향한 같은 언어로 이어져 있었다.
“꽃을 만질 때마다 간호를 떠올립니다.
아픔을 품고도 다시 피어나는 생명처럼,
우리 간호사들의 손끝에서도 회복의 꽃이 계속 피어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