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헐었어요.”
대부분의 구내염은 1~2주 내에 자연적으로 낫지만 상처나 염증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염증이 아닌 구강암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구강암은 치료 후에도 말하기, 씹기, 삼키기 등 구강 기능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사진>와 함께 구내염과 구강암의 차이점, 그리고 주의해야 할 증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흡연·음주, 구강암 발생 위험 수십 배 높여
구강암은 입술, 볼, 혀, 입안 바닥, 잇몸, 입천장 등 구강 내에 발생하는 암이다. 치료 후 기능 장애 및 안면 외관 변형 등 후유증이 커 치명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흡연과 음주는 구강암의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구강암 발생 위험이 몇 배 이상 높으며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할 경우 두 요인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위험이 수십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구내염과 구강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초기 구강암은 구내염과 모양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둘 다 입안 점막에 ‘하얗게 헐어 있는’ 병변이 생기며 초기에는 통증도 적어 환자가 단순 염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은 지속 기간에 있다.
일반 구내염은 대부분 7일~10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같은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상처가 3주 이상 낫지 않고 점점 커지는 경우라면 구강암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영찬 교수는 “특히 구강 점막에 하얗거나 붉은 반점(백반·홍반)이 생기거나 틀니나 보철물 주변에 상처가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강 내의 궤양(상처)이 낫지 않고 지속됨 △구강 내의 부종(부어오름)이 지속됨 △구강 점막에 적색, 백색의 반점(백반·홍반)이 생김 △치주 질환과 무관하게 치아가 흔들리는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 △한쪽 코가 지속해서 막혀 있거나, 이상한 분비물이 동반될 때 △틀니나 보철 부위에 궤양이나 상처가 지속되는 경우 등과 같은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조기 발견이 기능 보존의 핵심
구강암은 초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발음·저작 등 구강 기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진단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며 이후 영상검사(CT, MRI)를 통해 병변의 깊이와 전이 여부를 평가한다.
치료는 병기와 위치에 따라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를 병행한다. 최근에는 기술 발달로 로봇 수술을 통해 절개 없이 구강 내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져 안전성을 높이고 회복 기간도 줄이고 있다. 수술 후에는 기능 보존을 위해 환자 자신의 조직(팔, 허벅지, 종아리뼈 등)을 이용한 재건 수술을 시행해 구강 기능을 최대한 회복하도록 돕는다.
최고의 예방법은 ‘금연’과 ‘금주’
구강암은 대표적인 ‘생활습관형 암’이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금연과 금주이며 평소 구강 위생 관리와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도 일부 구강암 발생에 영향을 주므로 HPV 예방접종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구강암 역시 조기 발견이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영찬 교수는 “입안의 상처나 염증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구내염으로 여기지 말고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