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4일 윈덤그랜드 부산에서 개최된 2025년 대한예방의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국민건강과 보험재정 관리를 위한 적정진료의 역할’을 주제로 세션을 진행하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건보공단은 보험자와 의료 공급자 측면에서 적정진료 환경을 조성해 국민 건강 증진과 더불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시사점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세션을 마련했다.
세션 발표에서 공단 김영은 적정진료분석센터장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진료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건전한 보험재정 관리를 위한 공단의 '적정진료 관리방향'을 소개했다. 특히, 일부 요양기관의 극과잉 진료 행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적정 진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표에 따르면 일부 요양기관에서는 방사선 피폭 우려가 높은 고가 의료영상검사(CT)를 소아 폐렴 환자 전원에게 실시하거나 인플루엔자 응급실 환자에게 불필요한 검사를 진행하는 등 과도한 수익 추구 행위가 확인됐다. 건보공단은 이러한 행위가 환자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건강보험 지출을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의료진의 합리적인 판단을 통한 적정 진료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재훈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비효율적 전달체계와 불필요한 서비스로 인한 낭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 예로 전공의 집단 이탈 기간 동안 상급종합병원의 의료공급이 감소했음에도 사망률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음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가입자 중심의 관리와 느슨한 급여 기준으로 인한 현행 의료 공급자 관리의 한계를 지적하며 건보공단은 빅데이터 기반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한 공급자의 자율 개선 유도, 그리고 급여 기준의 정교화 제안 등 능동적인 재정 관리 및 적정진료 유도를 위한 보험자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오승환 교수(대한진단검사의학회 위원장)는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 검사가 권고 주기(3개월)보다 과소 또는 과도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을 지적했다. 오 교수는 과도하지 않은 적정 수준의 검사가 환자의 건강 증진과 함께 의료 비용도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건국대 의대 김형수 교수, 울산대 의대 옥민수 교수, 공단 정현진 실장이 참여하여 '의료현장에서의 적정진료 문화 정착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진행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불필요한 과잉진료로 인한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자의 급여 관리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과 전문가 협력을 통해 국민이 근거 중심의 합리적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적정진료 환경을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