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뉴스1>
국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가 4만7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5년간 장기기증과 이식 과정에서 성별 불균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생존자 장기기증은 여성이 더 많이 하지만 실제 장기이식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받는 구조적 격차가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장기기증 신청자(이식대기자)는 총 4만7046명에 달했다. 이 중 남성이 2만9754명(63.2%)으로 여성(1만7292명, 36.8%)보다 훨씬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64세 신청자가 2만2158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체 장기기증자(뇌사자+생존자)는 1만5999명으로 남성 51.3%, 여성 48.7%로 남녀 간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장기이식자)은 총 2만1897명으로 이 중 남성이 1만3897명(63.5%)을 차지하며 여성(8000명, 36.5%)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세 이하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이식자가 많았다.
장기기증을 뇌사자와 생존자로 구분해 살펴보면 성별 불균형이 더욱 명확해진다.
뇌사자 장기기증과 이식은 남성이 각각 66.1%와 65.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생존자 장기기증에서는 여성이 51.4%(6965명)로 남성보다 많았으며, 특히 35-49세와 50-64세 연령 구간에서 여성 기증자가 현저히 높은 특징을 보였다.
하지만 생존자 장기이식자는 남성이 8474명(62.5%)으로 여성(5078명, 37.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성 기증자가 많았던 35-49세, 50-64세 구간에서도 남성 이식자가 2927명 더 많아 여성이 기증하고 남성이 이식받는 구조가 확인됐다.
김 의원은 “실제 데이터로 확인해보니 생존자의 장기기증 및 이식과 관련해 성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사회·문화적 요인, 경제적 지위, 전통적인 성 역할 기대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복지부에 “장기기증 과정에서의 부당한 압력을 확인하는 제도적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장기이식 인식 개선 교육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장기기증 및 이식 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별 격차의 구체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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