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Active Noise Cancellation) 기술이 단순히 외부 소음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집중력 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ANC가 뇌의 인지적 에너지 분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생리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 국립한국교통대학교 AI데이터공학부 신재영 교수 연구팀은 ANC의 뇌 영향 분석 결과를 국제 학술지 <히어링 리서치(Hearing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정상 청력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소음 환경에서 ANC 기능을 활성화/비활성화하며 청취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측정에는 ANC 기능이 탑재된 무선 이어폰 ‘삼성 갤럭시 버즈2 프로’와 뇌 혈류 변화를 측정하는 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fNIRS) 기기가 사용됐다.
<그래프 설명. 노이즈 캔슬링 기능 켜짐(빨간색)과 꺼짐(파란색) 상태에서 뇌 전전두엽 피질 15개 영역의 뇌 활성화 수준 비교. 우측 전두엽에 위치한 5번, 7번 채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측정 결과 ANC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전전두엽 대부분의 영역에서 혈중 산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뇌 기능 저하가 아니라 과제 수행에 필요한 뇌의 다른 영역으로 혈류가 재분배된 결과로, 곧 집중을 통한 뇌의 산소 소모량 증가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청취 편안함을 수치화한 시각 아날로그 척도(VAS) 점수에서는 ANC 활성화 시 71.17점을 기록해 비활성화 상태(51.45점)보다 크게 높아 사용자들이 청취가 훨씬 수월했다고 응답했다.
연구를 이끈 문일준 교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청각적 편의를 넘어, 뇌의 인지적 에너지 분배와 집중력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ANC가 주의 집중을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하며 “향후 복잡하고 장기간의 과제에서는 ANC의 집중력 향상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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