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 야외 활동이 늘면서 피부 질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백반증이다. 피부의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하얀 반점이 생기는 이 질환은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외관상 문제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백반증, 왜 생길까?
백반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멜라닌 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면서 피부에 색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갑상선 질환, 원형탈모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전체 환자의 15~20%에 달한다. 또한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나 피부 외상도 주요 유발 요인으로 꼽힌다.
백반증은 통증이 없고, 초기에는 반점이 작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점이 커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강한 햇볕에 노출되면 주변 피부는 그을리는 반면, 백반증 부위는 하얗게 남아 더욱 눈에 띄게 된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 혼동하기 쉬운 유사 질환
하얗게 변하는 증상 때문에 백반증은 피부경화증, 백색잔비늘증, 탈색증 등 다른 피부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이들 질환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원인과 치료법이 모두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자가진단은 병을 키울 수 있으니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완치는 어려워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
현재까지 백반증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없지만 다양한 치료법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광선치료가 있으며 필요에 따라 정상 피부의 멜라닌 세포를 옮겨 심는 외과적 치료가 병행되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관리이다. 햇볕에 민감한 백반증 부위는 일광화상이나 피부암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3~4시간 간격으로 덧바르고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백반증은 흔한 질환이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며 “피부에 관심을 갖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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