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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2026년부터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또 환자 부담을 덜고 간병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간호사가 간병 인력의 교육과 질 관리를 책임지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간호사 처우 개선 등 인력 정책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22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의료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추진방향 공청회’에서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정책 청사진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고도·최고도 환자와 일부 중도 환자(치매·파킨슨병 등)를 급여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요양병원 중에서도 의료역량과 병상 구조를 갖춘 기관을 선정해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기본 원칙은 4인실 중심의 병상 구조, 공동간병 체계, 불필요한 비급여 최소화, 지역사회 돌봄 연계 등이다.
이를 위해 2026년부터 5년간 총 6조5000억 원이 투입된다. 초기에는 200개 병원을 지정해 약 2700억 원 규모로 시작하고, 이후 350개, 500개 병원으로 단계적 확대를 추진한다.
2030년까지 의료적 필요도가 높은 환자 약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 경우 간병비 지원에 연 1조8000억 원, 수가 인상 및 성과 보상에 4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제도에서는 공동간병 체계가 도입된다. 기본적으로 4인실당 간병인 1명을 배치하고 3교대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이중규 국장은 “현재는 간병인 1명이 환자 4~6명을 24시간 돌보지만, 앞으로는 3교대가 도입돼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며 “휴가까지 고려하면 4인실당 약 5명의 간병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간병 인력은 요양보호사를 기본으로 하되 교육을 거쳐 외국인도 일부 활용할 수 있다. 또 간호사가 간병 교육을 전담해 질 관리를 책임지도록 할 계획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를 고려해 본인부담률과 인력 배치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의료 필요도 판정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판정 제도도 도입된다. 외부 평가자가 병원을 방문해 내부 판정과 비교·검증하고, 불일치할 경우 병원 평가에 반영해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장기입원 억제 방안도 마련된다. 이 국장은 “6개월~1년 이상 입원은 외국 어디에서도 병원 진료로 보기 어렵다”며 “장기입원 환자에 대해서는 본인부담률을 높여 지역사회 복귀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돌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간병 문제는 국민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생활 부담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는 환자 가족이 간병비를 전적으로 책임져 가계 파탄과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이 되어왔다. 복지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급여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2026년 시행 예정인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연계해 요양병원을 단순한 입원시설이 아닌 지역 건강·생활 지원 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의 성공 여부가 간호 인력 정책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간병 급여화가 안착하려면 △간호사 중심의 간병 인력 관리 체계 확립 △전문 교육과정 마련 △간호사 업무 부담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은 결국 간호사의 손끝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환자단체와 전문가들도 “간호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환자와 가족이 안심할 수 있는 진짜 혁신이 가능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 반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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