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경상 환자의 충분한 치료 기간을 보장하지 않는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한의협 김영수 보험이사는 지난 9일 열린 ‘자동차보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경상 환자의 통상 치료 기간을 8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부가 발표한 통계는 감사원 감사보고서와 차이가 있으며, 보험사 데이터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이사는 한의계의 과잉 진료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따라 입원, 외래 통원, 첩약, 추나치료 등 모든 의료 행위가 엄격한 심사 및 통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과도한 제한 때문에 환자가 원하는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이번 개정안이 전체 교통사고 환자의 94%에 해당하는 약 16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임에도 의료 전문가 단체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한 “극히 일부의 잘못된 행태를 근거로 교통사고 환자를 잠재적 부정 수급자로 취급하는 것은 명백히 국민의 권리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의협 윤성찬 회장 역시 “교통사고 환자 치료에 있어 한의사들의 진료는 심평원의 심사와 통제를 받으며, 치료 기간이 8주를 넘기면 더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무작정 8주로 치료를 제한하면 치료비 절감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피해자의 충분한 진료받을 권리만 제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개정안을 철회하거나 시행을 유보하고 ‘자동차보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 의료계와 금융감독원, 소비자단체가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한의협은 지난 7월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진행하고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개정안 철회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