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게서 그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돼 만성질환 관리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김나영 교수)이 2003년부터 20년간 성인 846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에 성공한 그룹은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약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제균 성공 그룹의 골다공증 발생률은 24.5%였던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은 34.5%에 달했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효과 차이도 확인했다. 남성에게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여성 참가자에게서 제균 치료의 예방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폐경기로 인해 골밀도 감소가 우려되는 50세 이상 여성에게서 가장 높은 예방 효과가 확인돼 이들에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확인과 적극적인 제균 치료가 권장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보건연구원 박현영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관리가 위장관 질환뿐만 아니라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도 기여한다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성별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질환 예방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이번 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게재되며 학계의 공인을 받았다. 이로써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와 제균 치료가 위암 등 소화기 질환 예방을 넘어, 노년층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