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가 71개 의료기관 사용자와 7일 진행한 제8차 산별중앙교섭에서 전담간호사 제도화와 불법의료 근절을 핵심 내용으로 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번 합의는 지난 5월 7일 상견례 이후 약 3개월에 걸친 교섭 끝에 이뤄졌으며 △적정인력 기준 마련 △전담간호사 제도화 △고용 안정 △노동조건 개선 등 보건의료 현장 전반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합의가 포함됐다.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전담간호사는 간호부 소속으로 명확히 규정되며, 병동 간호등급제 인력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전담간호사가 병동 간호사 부족을 보완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독립적인 진료지원 전문인력으로 제도화됨을 의미한다.
또한 전담간호사의 자격 기준도 구체화됐다. 관련 법에 따른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자격을 인정받은 인력만이 전담간호사로 활동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이들의 교육 시간 보장과 교육비 지원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이는 무자격 인력 투입에 따른 불법의료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교육받은 전문인력만이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이번 교섭에서는 전담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관련 법령에 따라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벗어난 업무 강요나 지시는 금지하도록 했다. 전담간호사 직무기술서·교육계획·의사 위임 사항 등을 문서로 작성·비치하도록 명시한 점도 주목된다.
이러한 조치는 의료기관 내 고질적 문제였던 ‘무면허 의료행위’와 ‘업무 포괄지시’ 관행을 근절하고 전담간호사의 직무권한과 책임을 제도적으로 분명히 하기 위한 장치다.
전담간호사라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임금·승진 차별 금지 △업무 강도 및 책임 부담을 고려한 적정 인력 확충 △진료과별 전담간호사 인원 노사 협의 조정 △매월 운영현황 노조 통보 등도 합의문에 담겼다.
또한 전담간호사 업무로 발생한 민·형사상 책임은 의료기관이 진다는 조항도 명문화되어, 진료지원인력에게 과도한 책임이 전가되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오는 10월 29일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날 정부에 주4일제 시범사업 시행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노사 공동선언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